하이닉스 '부활의 노래'… D램 호황에 1분기 영업이익 302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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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D램 가격이 회복돼 수익성이 좋아졌고, 이를 반영해 주가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하이닉스 주가는 2일 지난해 4월 14일 재상장된 이후 가장 높은 1만255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6일 동안 18% 오른 것이다.

경영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220억원를 훨씬 웃도는 302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 추세 대로 가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940억원과 2190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났지만 연간 기준으론 850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이처럼 하이닉스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D램 가격 회복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대증권 김장렬 연구원은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서 D램의 4월 고정거래 가격이 연초보다 20% 올랐다"며 "이는 하이닉스의 수익성을 높였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또 2002년부터 '블루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시설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설비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제품 모두 종전보다 30%가량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노트북 PC에 사용되는 1GB(기가바이트) DDR2 모듈 제품과 고성능 서버용 2GB DDR2 모듈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신제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기존 메모리.비메모리 라인 업그레이드▶12인치 웨이퍼 연구개발▶회로선폭 0.11μm (마이크로미터) 공정 개발 등에 지난해의 2배인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 매출액에서 D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해 D램 가격동향에 따라 이익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 자금에도 제한이 있다.

우리증권 최석포 수석연구위원은 "아직도 부채가 4조1600억원이나 되는 데다 올해와 2006년에 일부 회사채의 상환기간이 돌아와 충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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