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95>3.대형 기름유출사고 속출-피해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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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잇따른 기름유출 사고가 우리연안을 「죽음의 바다」로 만들고 있다. 올해는 시 프린스호.호남사파이어호.유일호등 대형 유조선이 좌초되거나 파손돼 황금어장을 황폐화시킨 한해였다.
더욱이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약품이 또다시 심각한 2차 오염원으로 등장하는등 해상오염 방지기술의 낙후성이 발견돼 대책마련에 부산을 떨기도 했다.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우리나라 해상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해양오염 사 고는 325건에 달한다.하루 한건꼴인 셈이다.이중 선박에 의한 기름유출 사고가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바다를 오염시킨 기름량만도 8,623㎘에 이른다.
그러나 피해보상은 두건에 7,00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보상협상이 진행중이다.
올 최악의 해양오염은 지난 7월23일에 전남여천시남면소리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키프로스 선적의 14만급 유조선 시 프린스호사고가 몰고왔다.
호유해운㈜이 세를 낸 이 선박은 당시 태풍을 피해 수심이 깊은 먼바다로 피항하던중 좌초돼 700여의 벙커C유를 쏟아냈다.
태풍 때문에 초기 대응이 어려웠던데다 해경과 항만청등이 체계적인 방제작업도 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기름띠는 급속히 확산됐다.
동쪽으로는 부산 해운대 앞 해상까지,서쪽으로는 고흥 나로도 앞까지 100여㎞ 해상을 오염시켰고 사고 지점인 남면 일대와 남해안 청정해역을 기름이 덮쳤다.해경은 이로 인한 피해규모를 231건에 3,295㏊로 추정하고 있고 수협은 양 식장과 공동어업.정치망어업등의 피해액이 1,8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선박은 사고발생 4개월여만인 지난달 26일 가까스로 끌어올려져 필리핀 수비크만으로 예인됐다.
지난달 17일 전남여천시낙포동 호남정유 원유부두에서 또다시 호유해운 14만급 유조선 호남사파이어호 탱크 1개가 파손되는 바람에 1,266(해경추산)의 원유가 바다를 오염시켰다.현재까지 정확한 피해를 확인중이나 양식어업.정치망등 7 8건 831㏊의 어장이 손해를 본 것으로 잠정파악됐다.이에 앞서 지난 9월21일 부산 남형제도 앞바다에서 울산 유일해운 소속 1,591급 제 1유일호가 침몰하면서 1,000여의 벙커C유를 유출시켰다.이로인해 부산과 경남일대 바다가 심한 오염몸살을 앓았으며사고선박이 지금까지 인양되지 못하고 70 바다밑에 수장돼 있다. 이 배에는 아직까지 벙커C유 1,800이 남아있으나 기술 부족과 엄청난 비용등으로 사실상 인양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난상태여서 추가오염 우려가 있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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