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부주석 2명 黨籍취소 대만정계 파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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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 집권 국민당이 13일 리덩후이(李登輝)총통에 대항,내년3월 총통선거 입후보를 선언한 린양강(林洋港).하오바이춘(학柏村) 두 부주석의 당적취소를 결정해 대만정계에 파란을 일으키고있다. 국민당의 이 조처는 입법원 판도와 총통선거 향방에 큰 충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첫째 린-하오 정-부총통후보 체제에 동조하는 국민당내 입법위원들 중 3명만 탈당해도 지난2일 선거에서 반수(82석)를 겨우 넘긴 85석을 획득했던 국민당으로선 원내 과반수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입법위원 선거 직후 열성 국민당원이던 스밍즈(施明治)타이난(臺南)시장이 국민당 정책에 불만을 품고 탈당하자 수십명의 시의원들이 그를 따라 탈당한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둘째,무엇보다 중요한 총통직선에서 린-하오체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륙과의 통일을 주장하는 통일파의 구심점이 돼 李총통의 재선가능성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다.현재 국민당내 통일파의 지지를 받고있는 린-하오체제는 이미 지난93년통일을 주장하며 국민당에서 떨어져 나간 신당(新黨)의 절대지지를 확약받는데 성공했다.
이달초 입법위원 선거에서 21석을 획득하는 대약진으로 국민당과 민진당(民進黨)에 이어 제3당으로 자리잡은 신당의 총통후보왕젠쉔(王建煊)이 지난9일 후보사퇴를 선언했다.또 지난8월 국민당을 탈당,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한 천뤼안(陳履 安)전감찰원장도 출마를 포기할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당이 최근 한국의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사건에 자극받아 터뜨리고 있는 李총통 주변의 부패사안과 대만 분리독립운동에 못을 박으려는 중국군사훈련등이 겹칠 경우 李총통의 재선가능성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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