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도 경영컨설팅 바람-교육개방시대 경쟁력강화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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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학에도 경영 컨설팅 바람이 불고 있다.대학평가 작업이 활발해지고 97년부터 외국대학의 국내진출이 허용되며,대학진학 인구가 계속 감소되는데 따른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한국생산성본부와 동서경제연구소.삼성경제연구소 등은 상설 또는 한시적으로 대학경영 컨설팅 팀을 구성,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동서경제연구소는 최근 부산여대가 의뢰한 경영 컨설팅을 끝낸데이어 내년 1월부터는 안양전문대와 영남전문대에 대한 컨설팅에 들어갈 계획이다.이 연구소는 이미 조선대와 숙명여대에도 컨설팅을 해준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한양대의 대학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컨설팅했으며 생산성본부도 건국대.인하대 등에 대한 경영자문을 실시했다.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는 지난해 연세대의 경영 진단을 수행했다.동서경제연구소의 유희복(柳熙福)선임연구원은『현재까지 숭실대등 30여개 대학및 전문대에서 경영 컨설팅 문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각 대학이 전문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것은 개혁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외부에 비친 대학의 현실을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
대학들이 주로 자문을 원하는 분야는▶인사.조직 진단▶시설 활용 분석▶수익사업 타당성 분석▶장기발전계획▶정보화 또는 홍보전략 등.컨설팅 비용은 분야에 따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산성본부의 김병창(金炳昌)컨설팅사업단장은『현재 중위권 4~5개 대학과 컨설팅 계약교섭이 진행중이며 수주 가능성도 상당히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영 컨설팅을 받은 한 사립대 재단관계자는『경영학과 교수등 자체 인력을 동원해 경영진단을 해볼 생각도 있었으나 교수들의 파벌 다툼이 우려되고 객관성 확보도 어려울 것 같아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컨설팅 관계자들은 대학의 경우 보편적인 경영진단 외에 커리큘럼 분석이나 교수인력의 효율적인 운용 등에 대한 컨설팅도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들은 하드웨어에 관한 것이라면 몰라도 교과내용이나 교수진에 대한 평가.분석등 「대학 고유사항」까지 외부상업기관에 맡기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여서 컨설팅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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