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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1만弗시대의문화>1.음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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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올해말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소득의 체감은 각기 다르겠지만 크게 보아 「생존가계부」에서 「문화가계부」로의 이륙지점에 선 상황.「소득 1만달러 시대」는 분명 우리의 생활과 의식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앞 서 간 나라들이 모두 겪었고 우리도 맞게 될 이 변화가 문화에 미칠 영향은 어떤 것일까.올 한해 이미 우리곁에 나타난 「조짐」들을 헤아려 향후 우리 문화가 맞이할 변모의 폭과 깊이를 분야별로 조망한다. [편집자註]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는 말이 있듯 문화에 대한 관심도 소득이 따라줘야 가능하다.최근 「열린음악회」의 붐이 말해주듯 국내 음악시장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음악시장의 폭발적인 확대에 따라 클래식에서도 팝콘서트 못지 않는 빅 이벤트성 대형 공연이 늘어날 전망이다.올해의 「세계를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8월15일.잠실올림픽 주경기장)과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8월27,29일.올림픽체 조경기장)이 그 가능성을 말해준다.
〈표 참조〉 내년에도 9월중 올림픽 주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베로나오페라단의 『카르멘』공연을 비롯,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 등 세테너 콘서트가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또H그룹에선 9월중 미국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의 서울공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메리 위도우』로 성공을 거둔 김자경오페라단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주역가수를 초청,야외오페라 공연을 추진중이며 지난 11월 완공된 수원야외음악당 무대에서도 대형 공연이 즐비할것으로 보인다.클래식 공연의 성패는 스폰서에 달 려있다는 말이나올 정도로 이들 대형공연은 대기업 후원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대형공연이 늘어나는 추세는 클래식 공연유치를 통해 고급스런 기업 이미지 제고를 노리는 대기업의 전략과 대형 아티스트를 선호하는 청중들의 취향이 맞아 떨어 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90년 4월부터 4개월간 수도권지역에서 기업이 후원한 문화행사는 모두 4,700회.그중 음악행사가 58%를 차지했다.80년 후반부터 기업홍보를 위한 대형 콘서트 붐이 일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이에 대한 반성론이 대두되 고 있는 상황까지 왔다.국내 기업콘서트도 조만간 「열린음악회」식 공연에서탈피,좀더 진전된 형태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음반시장의 선진화를 가늠하는 CD대 카세트 비율이 4대6을 넘어서는 등 국내 음반시장이 급신장을 보이면서 클래식에서도 베스트셀러 음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작년에 발매된 조수미의 『새야새야』(나이세스)는 올해만도 25만장이 나 팔렸다.
또 지난 10월부터 한달간 클래식 음반 최초로 라디오 CM을 내보냈던 조수미의 2집 앨범 『아리아리랑』도 12만장을 돌파해대형매장이 집계한 팝.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표 참조〉 장기적으로는 클래식도 영상매체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도밍고 내한공연이나 유료관객 동원 최고기록을 세운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은 TV생중계 뿐만 아니라CD.LD.비디오 제작과 연계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획상품이 라는 점에서 대형 팝콘서트와 유사한 점이 많다.도밍고 내한공연의 경우 현장에서 실황비디오.LD의 사전주문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영상매체와의 제휴 필요성 때문에 콘서트 실황을 담은 LD는 물론 아티스트의 체취를 물씬 풍기는 일상생활이나 심층 인터뷰를 가미한 다큐형식의 뮤직비디오.CD롬 등 뉴미디어를 개발할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90년대 들어 지휘자 사이먼 래틀.테너 플라시도도밍고.예후디 메뉴인.피셔 디스카우 등 유명 아티스트에 관한 50~150분 가량의 다큐필름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국내수요로 미루어 볼 때 조만간 조수미.정명훈.백건우 .장영주.장한나.김지연 등 정상급 연주자들의 다큐필름 제작 가능성도 충분히점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음악시장의 잠재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수요개발엔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따라서 향후 기업이나 공연장마다 음악매니지먼트 관련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에서도 대관 위주의 운영에서 탈피,낮시간을 활용한 청소년교육 프로그램이나 음악감상회.리허설 공개.마스터클라스 등의 기획으로 남아도는 국내 연주자들의 활용을 위해발벗고 나서야 한다.이 또한 전문인력 없이는 엄 두도 못낼 일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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