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派生금융상품시대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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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에도 선진금융기법인 파생금융상품 거래시대를 맞게 됐다.정부가 내년 5월3일 증권거래소에 주가지수(株價指數)선물시장을 개설키로 한 것이다.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는 이 금융거래방식은 현시점에서 미리 결정한 가격으로 어떤 미래 일정시점에 매매키로 약속하는 거래방식이다.정부는 이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제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거래대상을 상장(上場)된 우량종목 200개의 주가를 지수화한 한국주가지수(KOSPI)200으로 하고,외 국인의 투자한도도 제한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주가하락에 따른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즉 헤지(회피)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지금은 산 주식값이 떨어지면 그 주식을 매각하는 길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그러나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주가가 떨어져도 현물주 식은 그대로 보유한채 선물을 미리 매각함으로써 현물주식의 가격하락에 따른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고도의 예측력이 없으면 현물거래때 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그만큼 투기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이 시장을 잘 육성하려면 현물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전문거래인의 양성이 시급하다.그리고 철저한 감독체계가 이뤄져야 한다.선물거래의 생명인 합리적 예측을 가능케 하려면 현물시장에 대한 정부 등 시장외의 간섭이 배제 돼야 한다.
현물시장이 시장흐름에 따라 움직여야 투자자들이 제대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가 시장이 조금 과열돼도 일일이 개입하면 선물시장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정부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나 사고 등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감독체계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 정부는 거래소에 종합심리시스템을 개발,부정거래를 방지하겠다고 하지만 그 많은 거래를 어떻게 감독해 나갈지 걱정 이다.시장개설전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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