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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창사특집 자연다큐멘터리 "어미새의 사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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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붉은머리 오목눈이(뱁새)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알에서 깨자마자 진짜 뱁새의 알과 새끼를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는 뻐꾸기새끼.자신들의 머리가 입속에 쑥 들어갈 정도로 커버린 뻐꾸기 새끼를 자기 새끼인 줄 알고 열심히 먹이를 물어 다주는 뱁새부부. 오는 15일 밤9시50분 방송될 MBC-TV 창사특집 자연다큐멘터리 『어미새의 사랑』제1부 줄거리다.
『어미새의 사랑』은 『신인간시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다루듯 뻐꾸기 새끼를 키우는 뱁새를 주인공으로 올빼미등 각종 새들의 「자식 사랑」이야기를 드라마처럼 다루고 있다. 이는 『갯벌은 살아있다』『곤충의 사랑』등으로 한국 자연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MBC가 시도하는 또 하나의 형식 변화.MBC의 이같은 시도는 생물도감식으로 나열하는데 그쳤던 기존 자연다큐멘터리의 틀을 깬 신선한 충격으로 받 아들여지고 있다.
MBC는 이 「휴먼 다큐멘터리」형식의 자연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꽤 많은 산고를 겪었다는 후문이다.촬영후 편집방향을다섯번이나 바꾼것이 대표적인 예.새소리.벌레소리등 각 계절을 나타내 주는 소리를 주제로 이 소리가 담긴 자연 의 모습을 보여주려던 당초 계획이 대폭 수정됐다.원래 제목이었던 『한국의 소리,자연의 소리』(본지 11월4일자 34면)도 포기해야 했다. MBC 이긍희 교양제작국장은 『나열식에서 벗어나 특별한 주제를 시청자에게 강하게 전달하는 자연다큐멘터리를 만들려 했다』고 노선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어미새의 사랑』은 이같은 새로운 시도로 자연의 신비뿐 아니라 드라마적인 재미와 감동까지 골고루 전달해 준다.특히 뻐꾸기가 진짜 부모와 함께 떠난 뒤 「기른 정」의 주인공 뱁새의 촉촉하고 까만 눈동자를 클로즈업,시집간 딸의 뒷모습 을 바라보는부모의 표정을 연상시킨다.
또 적의 관심을 새끼들로부터 돌리기 위해 둥지에서 떨어져 나와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덕이는 어미 꼬마물떼새의 처절한 몸짓도놓칠 수 없는 볼거리.
다른 새의 둥지에서 태어나는 뻐꾸기의 모습은 물론 고목나무 속둥지에서 새끼를 품고 있는 올빼미의 모습 등은 국내 최초로 방영되는 것.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으나 실제 카메라로 담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장면은 지난7월 MBC-TV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1,2부를 합한 방영시간은 단 95분.하지만 이를 위해 30분짜리 녹화테이프 400개(1만2,000분 분량)가 사용됐다.
제작을 맡은 최삼규 PD는 『사용할 것을 추리기 보다 버릴 부분 고르기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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