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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대장경의비밀>中.일제조사보다 4천여장 많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팔만대장경이 봉안돼 있는 곳은 해인사의 본전인 대적광전(大寂光殿)위에 자리잡고 있는 수다라장(修多羅場),법보전(法寶殿),동.서사간고등 4개동의 건물로 이중 국간(國刊)경판은 수다라장과 법보전에 보관돼 있다.
이들 건물의 규모는 앞쪽의 수다라장과 뒤쪽의 법보전이 다같이30칸(195평)씩이고 양 사간고는 모두 3칸(17평)짜리다.
강화도에서 대역사 끝에 만들어진 대장경이 이곳으로 이안된 것은 고려말설과 조선 태조7년(1398년)설등이 있는데 후자가 통설. 지금까지 알려진 경판의 정확한 수는 조선총독부가 1913년 인경(印經)준비작업으로 조사한 8만1,240장이 가장 신빙성있는 수치.
만주국 황제 푸이(溥儀)에게 기증하기 위해 일일이 수작업으로실시한 결과 팔만대장경은 총 6,566권,보유(補遺)236권으로 구성됐으며 18장이 결판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사와 해인사대장경연구소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법보전 3만8,649장,수다라장 4만2,008장,서사간고 1,961장,동사간고 2,067장등 모두 8만4,685장으로 총독부 조사보다 4,000여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현재 보존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판가를 사진으로 찍어 판독한 결과로 다른 경판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수 차이가 4,000여장이나 되는데다 판가 뒤편등에있어 사진에 찍히지 않은 경판이 있을 수도 있어 앞으로 보다 정확한 확인작업이 요구된다.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는 경판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대장경이 보관돼 있는 판가는 길이 150㎝,높이 64㎝로 판가당 34~44장의 경판이 꽂혀 있는데 5단으로 이뤄져 있어 단마다 각각 두장씩 수직으로 포개져 2층으로 배열돼 있다.
법보전과 수다라장의 판가는 천자문 순으로 된 함(函)단위별로크게 분류돼 있으며 각 함은 다시 경(經)으로,각 경은 권(卷),장(丈)순으로 진열돼 있다.
***경판 26%는 금 가 경판은 폭이 24~25㎝인 반면 길이는 69㎝,78㎝짜리의 두가지로 적어도 지름이 50㎝이상인곧고 우량한 나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 경판의 26%에 금이 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금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23%나 돼 대책이 시급하다.또 벌레에 의한 지름 1~2㎜짜리 금이 있는 경판도 3%나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으 로 밝혀졌다. ***뒤틀림등 다소 우려 또 경판의 특성상 나타나기 쉬운 나비굽음(안쪽으로 우그러드는 현상)과 뒤틀림이 각각 26%와 12%로 다소 우려되는 수준이지만 상태가 심한 편은 아니며 길이굽음은 9%에 불과해 비교적 자연현상에 의한 변형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이와 함께 목재문화재에 치명적인 부후균에 의해 썩은 경판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장경각 안팎의 공기가 청정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결과 장경각의 공기성분은▶오존 20▶일산화탄소 5▶질소화합물 5▶아황산가스 0.1이하로 모두 환경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람객이 늘어남에 따라 경판에 먼지가 심하게 쌓여있으며 특히 바깥쪽 경판의 경우 판각한 글자가 잘 안보일 정도여서 그대로 방치할 경우 먼지가 습기를 머금어 경판이 썩을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 경판의 마구리손질을 위해 1장에 44개가량씩 박아놓은 철못이 산화되면서 못구멍 주위부터 썩어들어가는 경판이 눈에 띄어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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