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스웨덴 차기총리 수락 괴란 페르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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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4세의 아들에게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사생활 지키기와 총리봉직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괴란 페르손(46.사진) 스웨덴재무장관은 마침내 차기 총리직을 수락했다.
이틀전까지만 해도 그는 총리직을 수락해달라는 주위의 간곡한 요청에 요지부동이었다.외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수주일 동안 5,000번이나 『노』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그런 고집불통의 페르손 장관이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은 자신이 속한 집권사민당의 총재추대위원회가 총리직과 함께 당총재직을 수락해주길 만장일치로결정한 다음 이를 공식 요청해 왔기 때문.
사민당은 내년 3월 임기보다 2년 앞서 자진퇴임하는 잉그바르칼손 총리의 후임자 물색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오다 「삼고초려(三顧草廬)」끝에 어렵사리 그의 동의를 이끌어 낸 것.
페르손 장관은 총리직 수락후 가진 회견에서 『지금은 당과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시기』라고 전제,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보다 현실성 있는 사회복지정책과 올바른 사회민주적 정책들도 함께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민당의 재집권 당시 재무장관으로 기용돼부족한 예산과 늘어나는 국채(國債)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의 각종 지출삭감.조세인상 등의 긴축정책을 고집해왔다.이 결과 갈수록 늘어가던 나라빚이 올들어 안정국면에 접어들었 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대다수 국민들과 좌익정당에 별로 인기가 없지만 금융가나 정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스웨덴 특유의 관대한 사회복지체계를 이끌어갈 「최후의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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