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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잊어야 돈을 번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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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32면

“창피해서 얘기 못하는 사람도 많아요.” 대한생명 부천 연화지점의 김정순(36) 파이낸셜플래너(FP)가 귀띔한 ‘펀드 실패담’이다. “의사들이었어요. 서로 개인정보를 주고받더니 중국 펀드에 들어갔지요. 지난해 가을 주가가 슬슬 떨어질 때 바닥권이라고 판단한 거죠. 그런데 주가는 올봄까지 내리 떨어졌어요. 권유대로 여름에 들어갔다면 더 나았죠.”

대한생명 김정순 FP

캐피털 업체에서 채권회수 일을 하다 지난해 초 보험 설계사로 변신한 김 FP는 요즘 ‘움직이는 펀드 창구’로 통한다. 얼마 전 회사에서 ‘금융 마스터’ 자격증을 딴 뒤 펀드 설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석 달간 인터넷 강의를 통해 펀드별 특징과 수익률 구조를 달달 외웠지만 실전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많은 고객을 만나 실전 무용담을 소화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은행에 공과금 내러 갔다가 권유에 이끌려 펀드에 가입한 주부도 봤어요.” 이런 투자자들은 십중팔구 펀드를 ‘코스닥 대박주’처럼 여긴다고 한다. “단기에 높은 수익률이 나지 않으면 초조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문제는 ‘펀드 박사’를 자처하는 투자자가 부지기수라는 것. “제가 펀드를 얘기하면 ‘그거 아니거든요’라고 비웃곤 해요. 자격증을 보여드리면 조금 달라지죠.”
그는 불완전 판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새내기 펀드에 너무 현혹되지 말라”고 했다. 창구에선 수수료 수입을 위해 유행 상품을 내밀기 쉽다. 몇 년간 ‘톱 10’에 들었던 검증된 펀드를 중심으로 고르면 그나마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 같은 조정기엔 미래에셋의 인디펜던스·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주 펀드 등을 비벼서 포트폴리오를 권하고 있다.

특히 김FP는 장기재무 청사진을 짜는 설계사답게 펀드 가입의 1계명으로 시간을 꼽았다. 고객에게 펀드를 팔 때도 최소한 3~5년 단위로 틀을 잡아준다. 물론 시황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적절한 미세조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큰 원칙은 한번 가입하면 은퇴할 때까지 밀고 가는 보험처럼 ‘잊어버리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장기투자로 생기는 수익금의 80% 이상이 특정한 시기에 벌어들인 돈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FP는 스스로도 삼성그룹주 펀드를 3년째 들고 있다. 수익률이 100%를 넘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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