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계 해외원정 풍성한 한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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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요즘 산악관계자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충분히 그럴만하다. 올해 국내 산악계의 해외원정결과는 국내 등반사상 「질과 양」에서 가장 알찼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해외원정 횟수는 10회 안팎이다.예년에 비해적은 편이지만 「최초」「최다」의 수식어가 붙는 굵직한 내용들이많다. 산악관계자들은 올해 해외원정의 하이라이트를 세가지로 요약한다. 먼저 지구상에 있는 14개의 8,000급 고봉 가운데국내산악계가 유일하게 정상을 밟지 못한 브로드피크(8,047)등정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다.또 한해에 세번이나 에베레스트를 등정해 한국 등반사상 최다기록을 올린 것도 산악계는 자 랑스러워 한다.에베레스트 등정 가운데 남서벽루트 성공도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브로드피크 등정은 지난 7월12일 엄홍길(35)씨와 빛고을산악회에 의해 이뤄졌다.
이 산은 한국산악계와는 이상하리만큼 인연이 없었다.악우회(88년).경남합동대(92년).경희대원정대(93년).중앙대원정대(94년)가 줄기차게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이번 등정에서도 정상 정복뒤 하산과정에서 박현재대원이 실족사하는 사고가 발생해브로드피크는 끝내 우리 산악계와의 악연을 끊지 않았다.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한 엄홍길씨는 보르드피크 등정 전후로 마칼루(8,463)와 로체봉(8,516)까지 올라 한해 8,000급 3개봉 등정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그는 이로써 통상 8,000급 고봉 6개를 등정했는데 이는 국내 최 다기록이다.
올해 에베레스트 등정은 3개팀이 성공했다.
경남산악연맹이 중심이 된 「95 한국에베레스트 남서벽.로체 원정대」와 「95 고려대 에베레스트원정대」「전북합동원정대」다.
세번의 에베레스트 등정가운데 경남산악연맹이 지난 10월14일남서벽루트를 통해 오른 성공은 의미가 크다.에베레스트 남서벽루트는 한국원정대가 그동안 여섯번이나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한국산악인들의 한이 맺힌 곳이었다.
올해 산악계 원정은 허영호씨가 이달 중순께 남극 최고봉인 빈슨매쉬프(5,140)를 도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할전망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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