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투표권 138년 만에 … 오바마 민주 대선후보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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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의원. [AP=연합뉴스]

미국 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에서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다. 1870년 미국이 흑인에게 투표권을 인정한 지 138년 만이다. 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데 필요한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매직넘버 2118명)를 확보해 5개월간 치열하게 전개된 민주당 후보 경선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11월 4일 실시될 대선에선 오바마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간에 흑백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오바마에게 축하의 뜻을 전달했다. 그는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이 긴 여정을 걸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 방송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오바마는 2156명,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1923명의 대의원을 획득했다. 오바마는 이날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끝난 뒤 미네소타주에서 승리 축하 집회를 열고 “오늘 밤 나는 여러분 앞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임을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밤 역사적인 여정을 끝내는 동시에 보다 나은 새로운 미국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다”며 대선 체제를 갖출 뜻을 밝혔다.

힐러리는 뉴욕에서 경선 마무리 연설을 하면서 오바마를 높이 평가했지만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뉴욕 출신 연방 상·하원 의원들과의 대화에서 당을 위해 부통령 후보로 뛸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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