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재협상 필요성 못 느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유 장관은 “미 업계가 자발적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을 자제하는 등 통상 마찰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외교부는 4월 한·미 간 쇠고기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미국 측의 자율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본국 정부에 한국의 입장을 적절히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30여 분간의 면담을 마친 뒤 재협상 수용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협상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한국의 고시 관보 게재 연기에) 실망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양국 정부는 4월 국제적·과학적 근거에 의해 훌륭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합의 이행을 연기할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한국 정부의 조속한 이행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주말인 지난달 31일에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한국 정부가 처한 어려움을 설명하고 쇠고기 합의 이행과 추가 협상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 당국자가 전했다.

미 백악관은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의 수출을 하지 말아 달라는 한국의 요구와 쇠고기 수입 고시 유보 조치에 대해 3일(현지시간) 우려를 표명했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의 계획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대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미국의 업계, 한국 정부 측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쇠고기 수출을 제한 없이 재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영준 기자,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