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귀신' 알고 보니 '사기 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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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 대형 할인매장의 경품 추첨 행사장을 돌며 당첨자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5000여만원어치의 경품을 가로챈 주부 사기단 8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수도권 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 인근 '떴다방'에서 전단 나눠주는 일을 하던 주부 金모(41)씨 등이 사기단을 결성한 것은 지난 2월 초. 모델하우스 개관 행사의 경품 추첨자로 나서는 일부 직원이 응모권을 바꿔치기 해 경품을 빼돌린다는 소문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0일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대형 할인매장에서 주최 측이 경품을 추첨하려 하자 "고객이 직접 뽑아야 공정하다"며 바람을 잡았다.

고객 추첨자로 나선 金씨는 추첨함에 손을 넣었다가 소매에 숨겨뒀던 일당의 응모권을 꺼내들어 주최 측에 건네 50만원짜리 상품권을 탔다.

이들은 3월 초 할인매장 창립 기념 행사가 열린 인천과 부천지역 5개 지점을 돌아다니며 같은 수법으로 현금 500만원씩 2500만원을 챙겼다.

이후 대구와 천안.오산.대전 등지 15개 업소에서 승용차 2대를 포함, 모두 5550만원어치의 현금과 물품을 타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한 할인점 폐쇄회로TV(CCTV) 화면에 범행 모의 장면이 찍히는 바람에 끝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30일 金씨 등 4명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주부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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