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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명문대, ‘운’으로만 절대로 합격 못해”

중앙일보

입력

“세계 명문대 입학사정관들로부터 동시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이제껏 시도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매년 행사를 개최, 우리 학생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중앙일보·중앙SUNDAY가 후원하고, 글로웍스㈜가 주최하는 ‘브레인코리아 심포지엄 2008’을 기획한 이정석(37) 박사는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내 최초로 하버드대학을 포함한 미국 7개 명문대 입학사정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데 성공, 해외대학 입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심포지엄을 2주 앞두고 준비에 여념 없는 이 박사로부터 최근 미국대학의 입학현황 및 선발방법을 자세히 들어봤다.

“하버드 공부벌레는 옛말, 단순히 똑똑한 학생보다
미래의 리더로 성장할 기질이 있는 학생을 뽑아”


Harvard vs MIT              
하버드 vs MIT의 학생 선발 과정

하버드대 ( Harvard University)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는 옛말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똑똑한 학생이 아니라, 미래의 리더로 성장할 기질이 있는 학생을 선발합니다.” 공부를 못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공부에만 집착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버드대의 학생 선발과정은 크게 3개의 관문으로 나뉜다. 1차 관문에서는 지원자 중 합격 가능성이 전혀 없는 학생들을 골라낸다.
  각 지역 입학사정관이 2차 관문인 리뷰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될 학생들을 우선 제외시킨다. 이 과정에서 20~30%의 학생들이 탈락한다.
  2차 심사는 자세하고 객관적인 평가과정이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academics(학업성취도), extracurriculars(클럽활동 및 교내외활동), personal qualities(성격 및 품성), 그리고 athletics(운동) 등 4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각 분야 평가기준에 따라 1~6까지 점수를 부가하는데, 1이 가장 높고 6이 가장 낮은 점수다. 이는 대부분의 아이비리그가 동일하다.
  하버드대와 브라운대는 1~6, 컬럼비아대·프린스턴대는 1~5, 다트무쓰대나 유펜대 1~9의 점수를 준다. 비슷한 점수를 받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한 명의 입학사정관이 결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2~3명의 입학사정관이 한 학생의 원서를 검토한다. 대개 5000~7000명이 2차 관문을 통과한다.
  마지막 관문은 다른 대학과 사뭇 다르다. 한 두 명의 입학사정관이 아니라 admission office에서 일하는 35명의 입학사정관이 다수결로 결정한다.
  입학사정관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각 입학사정관은 자신이 검토한 학생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한다. 수 천명의 학생을 35명의 입학사정관들이 한 명 한 명 짚고 넘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실력이 없는데 운이 좋아 하버드대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3차 과정에서 각 입학사정관은 원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신이선호하는 학생에 대해, 뽑아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뽑고 싶다고 뽑히는 것은 아니다. 한 학생에 대한 토론이 끝날 때마다 다수결로 합격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35명 중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합격이다.
  이 과정까지는 하버드대학 정원보다 많은 학생이 통과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일단 합격한 학생을 대상으로 다시 리뷰과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탈락하는 학생만 해도 해마다 수백명에 이른다.

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는 학생을 크게 학업성적, 개인(personal) 성향, 개인성취도 등 3가지 부문으로 평가해 순위를 정한다. 물론 SAT 점수를 비롯한 학업성적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그 순위대로만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성향에는 학생의 성격, 동기부여 정도, 판단력, 그리고 유머 감각까지 포함된다. 개인성취도에는 학생의 리더십, 교외활동, 크고 작은 입상경력, 일해본 경험 등이 포함된다.
  MIT의 심사과정은 크게 4 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는 다섯명의 입학사정관이 모든 원서를 읽고 합격 가능성이 없는 지원자를 탈락시킨다. 이를 통해 약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탈락한다. 2단계에서는 2명의 심사관이 학생의 원서를 읽으면서 학업성적을 제외한 개인성향 및 성취도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동시에 중요한 사항들을 요약해 메모한다. 이 점수와 메모, 그리고 에세이 및 시험성적 등 중요한 사항들만 입학사정관들에게 전달된다.
  3단계는 학생들을 순위화해 등급을 정한다. 시험점수, GPA, 고등학교 성적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지원자의 학업성적 순위가 차례로 결정된다. 동시에 심사관들이 평점한 개인적인 분야 역시 순위가 결정된다. 이 두 분야의 점수로 학생들을 1~24등급으로 나눈다(1이 가장 높다). 통계에 의하면 합격자중 95%가 1~9등급에서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결정을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등급 뿐 아니라 에세이를 비롯한 모든 사항을 고려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Ivy League                   
아이비리그 2008년 합격률 분석

  하버드대 7.1%, 프린스턴대 9.25%, 예일대 8.3%, 하버드대 7.1%, 프린스턴대 9.25%, 예일대 8.3%, 컬럼비아대 8.7%. 올해 발표된 아이비리그의 합격률이다.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의 합격률은 학교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1996년 예일대 합격률은 18%였다. 10년만에 합격률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최근 추세로 보면 합격률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낮아질 듯하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고교 졸업생 숫자가 많아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각 대학 정보를 얻기가 쉬워졌고, 무엇보다 지원이 쉬워 지원자 수가 대폭 늘었다.
  또 한 학생이 여러 대학에 동시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하버드대에는 2만7462명의 학생이 지원, 이중 1948명만이 최종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하버드대 합격자 중 아시안계는 18.5%에 불과하다. 브라운대 13%, 다트무쓰대 13.2%, 펜실베이니아대 16.4%, 코넬대 20.4%였다.
  이 박사는 “올해 하버드대에 합격한 한 학생은 한국의 특목고 출신으로 SAT 점수가 2170점에 불과했다”며 “이 학생은 자신의 특기인 토론(debate)을 살려 합격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토론을 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서와 에세이를 쓸 때 토론에 대한 노력과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는 것. 이 박사는 미국 명문대의 입시 현실은 우리나라와는 다름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는 “브레인코리아 심포지엄이 명문대 입학의 충실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Ivy League
브라운(Brown) · 컬럼비아(Columbia) · 코넬(Cornell) · 다트머스(Dartmouth) · 하버드(Harvard) ·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 프린스턴(Princeton) · 예일(Yale)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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