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몸값도 '高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7면

초고층 아파트는 건물 높이뿐 아니라 몸값도 하늘을 찌른다. 올 상반기 입주하는 아파트 중에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분양가보다 많은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60B타입은 2001년 5월 분양 당시 분양가가 7억~9억원이었으나 현재 호가는 19억~20억원이다. 분양가 8억~11억원이던 66평형은 25억~27억원을 호가한다. 웃돈만 분양가의 두 배를 넘는 셈이다.

인근 대림아크로공인 정명수 사장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팔 사람은 적은데, 수요는 많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55평형은 북향인데도 프리미엄만 9억~10억원이 붙었다. 분양가가 7억3000만원대였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65평형은 프리미엄만 9억~10억원, 73평형은 10억원 이상이다. 인근 웰비부동산 황원 사장은 "수요자는 많은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한다"며 "타워팰리스와 비교해 양자택일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수도권에서는 분당 신도시 파크뷰에 분양가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2억7000여만원에 분양된 이 아파트 33평형은 웃돈만 3억2000여만원이 넘는다. 이들 아파트의 경우 환란 위기를 갓 넘긴 직후 분양돼 분양가가 다소 싸기도 했지만 타워팰리스 1차 등 먼저 입주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입소문이 가격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하면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위치와 시설을 감안할 때 웃돈이 싼 편이다. 현재 프리미엄이 2억~4억원으로 시세가 평당 2000만원 안팎이다. 원래 분양가 자체가 타워팰리스 등에 비해 비싸기도 했지만 삼풍백화점 터였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명성공인중개사 곽영순 사장은 "이달 초까지 문의가 뜸했지만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매수자들이 늘고 있다"며 "다른 주상복합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값이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고층 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비싼 건 아니다. 단지 규모가 작거나 편의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웃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위치.조망권이라는 기본 요소 외에 단지 규모와 쾌적성, 부대시설 등도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