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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황금알’ 우주 관광 러시아도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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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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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우주에서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상업용 우주관광 사업에 불이 붙었다. 미국과 유럽이 앞서 각종 우주관광 사업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전통 우주강국인 러시아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상업용 우주관광은 지상 100㎞ 전후의 상공까지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3~4시간짜리 여행 상품이다. 현재 사업화돼 있는 우주관광 여행 상품보다 훨씬 값싸고 대중화된 프로그램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상품은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지상 350㎞ 지점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1주일 이상 다녀오는 여행이다. 경비가 2000만 달러(약 200억원)나 돼 웬만큼 부자가 아니면 엄두를 내기 힘들다. 2001년 미국인 사업가 데니스 티토를 시작으로 모두 5명이 이 여행을 즐겼으며 내년까지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다.

그러나 여행경비가 약 5만~26만 달러인 상업용 우주관광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2020년께면 매년 1만5000명 이상이 우주 관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리다매(薄利多賣) 노리는 러시아=러시아 라디오 방송 라시야는 26일 우주선 제작 전문업체 ‘먀시세프’가 관광용 우주선 개발을 위한 기술·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먀시세프는 앞으로 3~4년 안에 우주선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2011년부터 상업용 우주선을 쏘아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우주관광 사업은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업체가 8억 달러 이상의 개발비를 투자해 밀어붙이고 있다. 새로 제작될 우주선은 2명의 승무원과 14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4시간 동안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 지점인 지상 100㎞까지 날아올라 갔다가 지구로 돌아온다.

관광객들은 몇 분 동안 진짜 우주인이 느끼는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우주인들이 보는 푸른 지구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경비도 5만 달러(약 5000만원)로 기존 상품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먀시세프는 우주선을 화물 수송선 3M-T나 미그(MiG)-31 전투기의 등에 실어 지상 수십 ㎞ 지점까지 올려보낸 뒤 우주선의 자체 로켓 엔진을 가동시켜 대기권 경계까지 쏘아올린다는 구상이다. 사업자 측은 미국과 유럽이 추진 중인 우주관광 프로그램에 비해 비행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고, 요금은 훨씬 싸다는 점을 앞세워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선발주자 미국과 유럽=미국 민간 항공우주기업 엑스코(XCOR)는 3월 자체 개발 중인 2인승 소형 우주선 링스(Lynx)를 이용해 우주관광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승객 1명을 태우고 30분 동안 6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오는 여행으로 가격은 1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께부터 본격적인 상업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상용 우주관광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영국의 버진 캘럭틱은 2010년부터 운항을 시작할 우주선 ‘스페이스십2’의 모형을 올 1월 공개했다. 이 우주선은 승객 6명을 태우고 110㎞ 상공까지 올라가 약 4분간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전체 여행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며, 요금은 20만 달러다.

프랑스·독일·스페인의 합작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회사(EADS)의 자회사인 아스트리움도 2012년 상용 비행을 목표로 우주선 ‘스페이스 플레인’을 제작 중이다. 관광객 4명을 지상 100㎞까지 태우고 가 3분간 무중력을 체험하고 지구를 구경하게 해준다. 1시간30분 여행에 요금은 최대 26만5000달러가 될 전망이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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