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능한 한 빨리 민영화 증권·보험 키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에 이팔성(64·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29일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이 대표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6월 하순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금융이 진정한 대표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금융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은 계열사 간 일체감이 다소 부족했다고 본다”며 “취임 이후 계열사 간 상품 교차판매와 연계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직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취임 이후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해 지금보다 회장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음도 시사했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경남·광주은행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 그는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지주 부회장직 신설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민영화와 관련해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민영화해 공적 자금을 회수하는 게 맞다”며 “우리금융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이 후보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6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 38년간 금융권에 몸담았다. 금융계는 물론 중견 그룹 등 재계에도 인맥이 넓은 ‘마당발’로 특히 영업에 강점을 보였다. 91년 남대문 지점장 재직 때는 국내 은행지점 중 여수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한일은행 상무를 거쳐 우리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2005년 서울시향 대표로 취임했고, 이 대통령 선거캠프의 경제 살리기 특위에도 참여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내 대표적 ‘MB 인맥’으로 분류돼 주요 금융기관장 선임 때마다 후보로 거론돼 왔다. 청와대와의 관계가 선임 배경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오해와 억측일 뿐”이라고 답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이 대표의 내정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잦은 수뇌부 교체와 경영 공백으로 조직이 다소 어수선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첫 내부 출신 회장인 데다 외부에 우리금융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