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경련 치료 파상풍 毒주사로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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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치명적인 파상풍 독소가 마법의 약으로 둔갑했다.
치료대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근육경련증.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가하면 공연히 얼굴을 씰룩거리는 안면근육경련증,목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해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사경(斜頸)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 모두 보기에 흉함은 물론 과도한 근육수축과 경련으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통증완화와 근육이완을 위주로 하는 물리치료가 고작이었다는 것.
과거 의사들 역시 이러한 근육경련질환을 육체의 병이라기 보다과도한 스트레스등 마음에서 비롯된 질환으로 여겨 한때 정신치료요법을 도입하기도 했으나 별무신통이었다.
그러나 앞으론 이들에게 파상풍 독주사가 가장 강력한 치료제로애용될 전망이다.
국내 최초로 파상풍 독주사요법을 도입한 서울대병원 이상운동클리닉 전범석(全範錫.신경과)교수는 『지금까지 100여명의 이상근육경련증 환자를 치료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뚜렷한 증상호전을 보였다』며 『탁월한 치료효과 때문에 조만간 국 내 의료계에도 파상풍 독주사요법이 본격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상풍은 부패된 통조림을 먹거나 불결한 가위로 탯줄을 자를때신생아에게 감염돼 호흡근육등을 마비시키는 치명적 세균.
이들 세균이 분비하는 파상풍 독소 특유의 근육마비작용을 응용한 것이 치료원리다.
즉 과도하게 수축,비대해진 근육다발에 파상풍 독소를 3~6개월에 한번씩 직접 주사해 엉킨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다.
미국에선 이미 10여년전부터 환자치료에 실험적으로 응용되기 시작한 파상풍 독소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거쳐 이미 보건복지부의 허가도 내려진 상태로 국내에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파상풍 독주사 자체보다 독주사의 양과 주사위치로 ,이를 위해 전문의사가 직접 주사해야하는 것이 철칙이다.자칫 과도한 양이 엉뚱한 근육에 주사될 경우 예기치않은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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