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성공조건 1조는 시간 절약 습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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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연봉 10배 올리는 공부법』『당신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시간투자법』『돈은 은행에 맡기지 말라』 등 파격적인 내용의 실용서로 일본을 떠들썩하게 한 가쓰마 가즈요(勝間和代·39·사진). 저서 다섯 권이 동시에 일본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25위 이내에 올라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게이오대 1학년이던 19살 때 일본 최연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고, 회계법무법인과 외국계 컨설팅 회사 등을 거쳐 2007년부터 프리랜서 경제평론가이자 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두 차례 이혼 뒤 싱글맘으로 세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웹사이트 ‘보리밭’을 운영하며 여성 사회활동의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2005년엔 월스트리트저널이 정한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여성 50인’에 선정됐다. 1년에 6권의 책을 썼고, 펴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 해 100만 권의 책을 파는 가쓰마를 도쿄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당신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시간투자법』을 읽어보면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최대한 효율적인 생활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육아와 회계사·카운셀러·저술활동 등 여러 가지 일을 어떻게 동시에 소화하고 있나.

“가급적 시간을 들이지 않고 일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남들은 성과물만 보기 때문에 대단히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람이 하루 세끼밥 먹고 6~7시간씩 자는 건 똑같다. 가장 적게 노력해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익혀왔다. 제한된 시간 안에 남들 이상의 성과를 내려면 당연히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자연히 TV도 멀리하고 술·담배·커피도 끊었다. 일을 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서 차 대신 자전거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이런 생활 속의 작은 변화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런 생활을 몸에 익히고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런 생활패턴이 편해졌기 때문이다. 고 2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나중에 애들이 성장했을 때에 대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두자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서는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19살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대학시절부터 회계법인에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학창시절 어떻게 공부했나.

“기술적으로 책에 나온 내용을 외우고 습득하는 것 만으로는 공부를 잘할 수 없다. 시험이 나의 어떤 자질을 평가하는 것인지를 알고 대비해야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노하우 책 등 실용서를 읽는 걸 좋아했다. 공부하기 전에는 어떤 교재가 있는지 찾아보고, 탁구를 쳐보고 싶으면 탁구 책을 먼저 읽었다.”

-자녀도 그런 방식으로 교육하나.

“부모에게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생각해보고 찾아보라고 가르친다. 금붕어를 키우고 싶으면 스스로 금붕어 키우는 방법과 수조 청소, 어떤 먹이를 사야하는지 등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게 한다. 다만,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약속이나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함께 그 원인을 분석한다.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

-워킹맘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면 집안이 엉망이 되고, 집안일에 신경 쓰면 회사일에 소홀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시간배분이다. 남들처럼 밤 11~12시까지 일할 수 없다면 일 처리속도를 빨리 하고 장볼 시간이 없으니 인터넷 쇼핑을 이용한다. 청소는 사람에게 맡기는 식이다.”

-인생의 목표는.

“지금은 자본주의가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만든 시스템이나 생활방식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일하는 엄마들을 지원하는 보리밭이나 자선도서프로그램인 ‘차보(Charity Book Program)’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차보는 인세의 20%를 수단·스리랑카·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에 지원, 학교를 세우거나 우물을 만드는 사업이다. 내가 죽은 뒤에도 이런 조직이 사회에서 운영돼 좋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

-독자들의 기호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들일 필요로 하는 책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될만한 것을 찾은 다음 무조건 부딪쳐 보는 것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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