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오늘 구속-검찰 어제 재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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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헌정(憲政)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비리혐의로 구속수감되는불행한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 사건을 수사해온 대검 중앙수사부(安剛民검사장)는 15일 盧씨를 14일만에 재소환,16일중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지난달 19일 민주당 박계동(朴啓東)의원이 盧씨의 비자금 보유사실을 폭로,검찰이 수사에 착수한지 27일만에 盧씨의 혐의가확인돼 사법처리되는 것이다.
검찰은 36명의 기업총수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盧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 이중 혐의가 확실하게 인정되는 2~3건으로 우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수감한뒤 보강수사를 벌여 이 사건전모를 밝혀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기소한다는 방 침이다.
검찰은 그러나 盧씨에게 돈을 건넨 기업인과 盧씨 비자금 조성.관리에 관여했거나 이 과정에서 금품을 별도로 챙긴 사람들에 대해서는 盧씨를 법원에 기소하는 단계에서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盧씨는 이날 오후 2시48분 검찰에 출두,1차 소환조사때와 마찬가지로 대검 7층 중수부장실에서 안강민검사장과 잠시 대화한뒤 11층 특별조사실로 자리를 옮겨 이 사건 주임검사인 문영호(文永晧)중수부 2과장으로부터 철야 조사를 받았 다.
〈관계기사 2,3,5,6,22,23면〉 검찰은 盧씨를 상대로▶비자금 조성경위및 정확한 액수▶비자금 5,000억원중 이미 사용한 3,300억원의 정확한 사용처▶해외은닉 재산및 센터빌딩등 4곳 이외의 부동산 투자여부▶비자금중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부분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검찰은 또 비자금 조성경위와규모,자금의 성격을 특정짓기 위해 이날 오전 5차 소환된 이현우(李賢雨)전청와대 경호실장과의 대질신문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간부는 『지난번 1차 조사때와는 달리 진술을 잘 하고 있다』고 밝혀 盧씨가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과비자금 사용처등에 대해 상당부분 털어놓았음을 시사했다.
盧씨는 그러나『기업들로부터 자금을 건네받은 것은 사실이나 특정 이권등과 관련짓거나 납부를 강요해 받은 적은 없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삼미그룹 김현철(金顯哲)회장과 우성건설 최승진(崔勝軫)부회장을 소환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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