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55% "지원해 주면 개방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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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절반 이상은 적절한 지원책만 마련된다면 농산물 시장개방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민 10명 중 7명은 개방에 대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사 짓는 규모가 크고 소득이 많은 농민일수록 시장개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12월 농민 8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농업인 의식조사'에서 농민의 55%는 정부 지원과 시장개방에 대한 협조를 맞바꾸는 '빅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농가는 26%에 그쳤다.

비교적 경쟁력을 갖춘 축산 농가는 찬성 비율이 63%에 달했으나 벼농사 농가는 54%가 찬성해 평균을 밑돌았다. 연간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농가는 61%가 찬성했고, 2000만원 미만 농가는 53%가 동조했다.

농민들은 개방에 대비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농외소득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대답은 25%였다. 60대 이상은 33%가 대책이 없었다.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은 여전했다. '정부가 농업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재정에서 119조원을 농업에 투입하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도 절반(48%)이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농지개혁에 대해서는 70%가 잘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농촌 생활에 만족한다는 대답은 10%에 그쳤다. 열악한 교육여건과 부족한 복지시설이 주요 불만원인이었지만 농민을 얕잡아 보는 부정적 인식이 가장 불만이라는 대답도 20%에 달했다.

5년 전에 비해 농촌살림이 좋아졌다는 대답은 18%에 불과했고, 5년 후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란 응답도 9%에 그쳤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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