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정태수총회장.한양 배종렬전회장 대형사건마다 단골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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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과 한양 배종렬(裵鍾烈)전회장.
정경유착의 업보로 한차례씩 구속된 바 있는 두사람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 사건과 관련,기업인 소환 1호를 기록하며 또다시 검찰 사정(司正)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은 건설업을 기반으로 맨손에서 굴지의 재벌을 일구어낸 입지전적 기업인이란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보 鄭총회장은 89년 5공비리 수사때 국회의원들에게 뇌물을준 혐의로 1차 검찰조사를 받는다.첫조사는 증거 불충분 이유로무혐의 처리.
鄭총회장은 90년 윤승식(尹承植)광업진흥공사사장에게 광업진흥특별대출을 받는 대가로 2,000만원의 뇌물을 준게 말썽이 나또 조사를 받는다.이때는 벌금형.
그러다 91년 말썽많은 수서택지 특혜분양 사건으로 구속기소된다. 그러나 1심법원은 뇌물을 받은 장병조(張炳朝)전청와대비서관과 이태섭(李台燮).이원배(李元湃)의원에게는 실형을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鄭총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줘 형평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받았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鄭총회장이 6공정권에 상납한 정치자금 부분에 대해 끝까지 비밀을 지켰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한양 裵전회장은 5공비리수사때 서울 우장산근린공원 시설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염보현(廉普鉉)전서울시장등에게 뇌물을준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그는 또 92년 가락동 민자당연수원을 매입하는 대가로 거액의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 시련을 겪었으나 이때에는 계약 자체를 포기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裵전회장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93년6월 종업원임금체불.회사자금 횡령등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그는 200억원의 임금을 체불하면서도 대학생인 아들을 이사로등재시켜 월급을 받게하는등의 수법까지 써가며 제3자 명의로 경기도 일대에 28만여평의 부동산을 사들인게 밝혀져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裵전회장으로부터 『여권에 200억원 정도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단순 임금체불 사건으로 종결,전직대통령에 연결되는게 부담스러워 덮어버렸다는 의혹을 샀었다.
검찰이 이번에 裵전회장을 소환하는 것도 당시 진술과 증거를 확보,盧씨의 수뢰혐의를 입증하기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집행유예 상태인 裵전회장은 소환 통보가 오자마자잠적해 검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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