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랩톱 컴퓨터 없어서 못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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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랩톱컴퓨터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으나 출하량은 수요에 미치지못하고 있다.기업체들의 기존 컴퓨터 교체수요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의 주문도 몰려 이러한 공급부족 현상은 컴퓨터장사가 가장 잘 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랩톱컴퓨터 제조회사들은 인텔사의 기존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신제품인 펜티엄급으로 교체한 컴퓨터를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이에 따라 올 3.4분기에 들어서면서 출하증가율이 뚝 떨어지고 있다.
3.4분기중 전세계 랩톱컴퓨터 출하량은 260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20.7% 늘었으나 이는 2.4분기 증가율 39.3%에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것이다.관계전문가들은 이같은 출하둔화현상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라 고 말한다.
새너제이에 있는 시장조사 회사인 데이터 리퀘스트사는 최근의 추세로 볼 때 올해 랩톱컴퓨터 출하증가율은 지난해 41%보다 크게 떨어져 25%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한다.
펜티엄급 컴퓨터는 공급이 달리고 있지만 486급 컴퓨터 공급은 충분하다.문제는 소비자들이 펜티엄급만 찾고 있다는 데 있다.펜티엄급 컴퓨터의 이같은 출하부진은 인텔사가 시장을 계속 독점하기 위해 랩톱에 탑재되는 전송속도 120㎒의 펜티엄칩을 내놓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인텔사의 스티븐 나트시타임 본부장은 『펜티엄칩을 장착한 수백만대의 컴퓨터가 이미 출하됐으며,그동안 펜티엄칩 제조와관련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대응한다.
어쨌든 펜티엄급 부품공급이 달려 컴팩과 같은 컴퓨터회사는 당분간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매사추세츠 소재 인터내셔널 데이터사의 랜디 기스토는 『내년 3월은 돼야 소비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말한다.데이터 리퀘스트사도 이같은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상황은 컴퓨터 제조회사들의 펜티엄급 가격인하 노력을 어렵게 할 것이다.펜티엄 컴퓨터는 이미 나온지 1년이나 됐지만1대 가격이 3,000~7,000달러로 486급의 1,500~2,500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세계시장은 펜티엄급으로 더욱 굳어질것이다.데이터 리퀘스트사는 내년중 전세계 랩톱컴퓨터 출하량은 올해보다 35%나 늘어나 147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랩톱컴퓨터 공급애로의 요인중에는 메모리 칩이나 리튬이온전지와같은 다른 주요 부품의 공급부족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그런데 다른 컴퓨터회사와는 달리 일본의 도시바사는 이 부분에서 유리한위치에 있다.리튬전지는 소니에서,메모리칩은 일 본전기(NEC)로부터 오랫동안 납품받아와 현재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이에따라 도시바는 경쟁사들보다 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몰리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맞춰 현재 시장점유율(21%)을 좀더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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