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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연수·상동 실내 경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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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천.경기도 부천시 지역 주민들이 지역에 TV 실내 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경마 팬들이 몰려들면 교통난이 가중되고 주민들의 사행심을 부추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림부.마사회 등은 허가 과정에 법적인 흠이 없고 설치 절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천=지난 1월 농림부는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D빌딩 5.6층(1472평)에 한국마사회 산하 실내경마장 연수영업소 설치를 허가했다. 마사회는 모니터 및 마권 발매 창구.좌석 설치 등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한 뒤 오는 7월 개장할 예정이다.

*** 건물 용도 바꾸며 강행

특히 마사회는 현재 부평과 중구에 있는 실내 경마장을 올 연말까지 모두 폐쇄하고 연수영업소에 통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단체.의회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연수구 시민단체 연대회의는 최근 성명을 내고 "사행심을 조장하고 도시환경을 망가뜨리며 교통 혼잡을 야기할 도박장 설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수구는 25일 경마장 설치 반대운동을 시민단체 연대회의와 함께 벌이기로 하고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인천시의회와 연수구의회도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부천=한국마사회가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실내경마장을 상동신도시로 이전키로 하자 5만여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마사회는 오는 4월께 원미구 상동신도시 중동IC 주변 네거리 K타운 빌딩(지하 4층.지상 10층)에 실내경마장을 이전, 개장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초 밝혔었다.

빌딩 소유주 孫모(52)씨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경기도의 교통영향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24일엔 건물의 용도를 상업시설에서'문화 및 집회시설'로 변경해 달라고 시에 허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상동신도시 주민들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조성된 신도시 내 상업지역 한가운데에 경마장을 설치하려는 발상 자체가 큰 문제"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부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부천시가 이를 허가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동신도시 입주자 대표회의'(대표 홍병환)도 "부천시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면 집단행동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당국선 "법적 하자없다"

◇당국 입장=농림부는 "인천시 연수구가 지난해 D빌딩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하는데 따른 용도변경 허가를 내주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승인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수구는 "경마장 영업승인 권한이 구청이 아닌 농림부에 있어 어쩔 수 없었다"면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장 시설은 주말에만 사용될 것이며 평일에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문화생활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찬민.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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