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이모저모-민자 단독 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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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민정부들어 처음 상정된 현역의원 체포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처리됐다.박은태(朴恩台)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는 민주당의원 2명을 포함,164명이 표결에 참여한 결과 반대 3표,무효 1표가 나옴에 따라 민자당내 반발표는 최소 2표에서최대 4표로 추산됐다.
…국민회의측은 5명의 의원이 나서 모두 여덟차례의 반대토론.
보충질의.의사진행발언을 하는등 필리버스터(합법적인 의사진행 지연)를 시도.이에 따라 이홍구(李洪九)총리의 시정연설후 낮12시에 상정된 박의원 체포동의안은 여야의원들간 입씨 름과 국민회의측의 투표방해등으로 2시간을 끈 끝에 가까스로 표결 처리.
박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채무변제를 받기위해 협박한 일이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박의원은 제한시간 5분을 넘겨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준비한 원고를 12분간 낭독.박의원이 하단하지않자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이 『서면으로 제출하 고 그만 내려가라』고 제지.이에 국민회의 의석에서 『구속되는 마당에 그것도안되느냐』고 항의했고 황의장은 『국회법은 지켜야지』라고 맞받아한동안 설전.
안건 상정 1시간만인 오후 1시 국민회의측의 시간끌기를 의식한 민자당 서정화(徐廷華)총무가 이승훈(李昇薰)의사국장을 불러안건의 신속한 처리를 종용하자 황낙주(黃珞周)의장은 『무기명 투표에 들어가겠다』고 선언.
그러자 의석에 앉아있던 박의원은 고개를 떨군채 침통한 표정이었고 야당의원들의 고함소리에 본회장은 일순 어수선한 모습.
특히 국민회의 이협(李協).장영달(張永達)의원등은 직접 단상으로 나가 황의장에게 거칠게 항의.
야당의원들은 『정회를 선포하라』고 황의장을 다그쳤고,반면 의석에 앉아있던 민자당 강삼재(姜三載)총장과 서총무등은 빨리 표결에 부칠것을 요구.
결국 『신종 날치기다』고 외치는 국민회의 의원들의 아우성속에민자당 의원들의 투표가 시작됐고 민주당 양문희(楊文熙).정기호(鄭璣浩)의원도 표결에 참여.이 와중에 안동선(安東善.국민회의)의원은 의사국장을 밀쳐내며 의원들의 호명을 방 해하기도.
엉겁결에 표결이 시작되자 다른 민주당의원들과 자민련의원들은 엉거주춤 투표에 불참했고 민자당의원들은 투표를 마친뒤 퇴장.
…개표과정에서 민자당지도부는 내심 초조한지 김윤환(金潤煥)대표 주위에 모여들었고 마침내 가결로 결론나자 환하게 웃으며 안도.이에 앞서 안우만(安又萬)법무부장관이 체포동의안 신청 배경을 설명하자 장석화(張石和.국민회의)의원등은 『증 거인멸.도주의 우려가 없는 의원을 회기중에 구태여 구속하는 이유가 뭐냐』고 안장관을 다그쳐 논란이 시작.
특히 안장관이 『기록을 검토한바 없다』고 답변하자 국민회의 의원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무슨 소리냐.검토도 안해보다니』라고고함. 소란끝에 황의장은 『발언을 줄만큼 줬으니 질의를 종결한다』고 했고 야당의원들은 『또 날치기냐』며 황의장을 질타.
개표결과에 대해 민자당 손학규(孫鶴圭)대변인은 『국민회의측의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깨끗한 정치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했다』고 논평.반면 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현역의원 구속을거듭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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