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는 꿈·도전정신 길러줘 경남 남해안은 최적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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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요트 선수 피에르 막스가 통영요트학교 청소년들에 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요트는 학교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좋은 스포츠죠. 청소년들에게 꿈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니까요.”

프랑스 요트 선수 피에르 막스(48)가 통영요트학교에서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이유다.

경남 통영에서 9∼12일 열렸던 제2회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에 온 막스는 도착 첫날인 9일부터 통영요트학교에서 청소년 20여 명에게 바람과 조류를 이용해 요트를 모는 법을 강의했다. 대회기간 동안 틈틈이 청소년들을 데리고 바다로 나가 실습도 시켰다.

그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도시 ‘세트’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서 살았다. 일곱 살 때 요트학교에 들어가 요트를 만난 뒤 23세부터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1998년에는 요트로 세계를 일주하는 위트브레드 대회에 참가했고, 2000·2003년 프랑스팀 총감독을 맡아 세계적 권위의 요트대회인 아메리카스컵 대회에 출전하는 등 명성을 쌓았다.

막스는 “요트를 타면서 배운 도전정신으로 숱한 불가능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한국 청소년들에게 요트를 가르치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 남해안은 바람이 강해도 파도가 잔잔해 요트를 타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4년 초 중국 칭다오 요트클럽으로 옮겨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가 칭다오에 처음 갔을 때 요트 인구는 고작 300여 명. 요트의 불모지였던 그곳에서 팀을 만들어 훈련을 시킨 끝에 2005∼2007년 스페인 발렌시아 등에서 열린 아메리카스컵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157년의 역사를 가진 아메리카스컵은 전 세계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친 10여 팀이 경기를 벌여 우승팀이 지난번 우승팀과 최종 승부를 겨루는 식이다. 따라서 경기 참석만으로 세계적 실력을 인정받는다.

그는 틈틈이 싱가포르로 날아가 청소년들을 지도해 왔는데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싱가포르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 무려 10개의 메달을 따낸 것이다.

그는 요트대회마다 직접 만든 요트를 타고 출전한다. 그의 요트가 아메리카스컵 대회까지 나가자 “똑같은 요트를 만들어 달라”라는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예 칭다오에다 요트 제작회사를 차렸다. 네덜란드·프랑스 등 요트 강국에서 17척의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그는 “조선업이 강한 한국도 요트산업에 도전하면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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