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물 ‘거래량’은 일단 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지난주 개장한 주식선물거래 시장이 비교적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주 거래가 이뤄진 5일간 15개 종목 주식선물의 일평균 거래량이 9452계약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거래소에 상장된 파생상품들 가운데 상장 첫 주 거래 규모로는 가장 크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77억원이며 13일 기준 미결제 약정은 2만7904계약을 기록했다.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개인이 52.8%로 절반을 넘었고, 외국인 20.1%, 기관이 26.4%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식선물거래를 이용하는 방식은 거래주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을 모은 외국인은 일단 1만3500계약을 순매도했다. 거래소 측은 외국인들이 25조원에 달하는 대차 물량을 비용이 적은 선물 매도로 바꿀 수 있는지 시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은 외국인이 현물보다 싸게 내놓은 선물을 집중 매입하며 885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주로 현물가격이 많이 오른 삼성전자의 선물을 팔고, 현물이 조정을 받은 국민은행 선물을 매집한 결과 1주일간 286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개인들의 투기적 거래보다는 실질적인 위험관리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선물을 매수 또는 매도한 뒤 반대매매를 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미결제 약정이 누적거래량의 59%나 되기 때문이다. 거래소 선물시장본부 옥진호 상품개발총괄팀장은 “투기적 수요자라면 선물을 매수 또는 매도한 뒤 곧바로 반대매매를 하는데 장기 보유자가 많다는 것은 투기 거래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는 국민은행이 1만9604계약이 체결돼 누적 거래량이 가장 많았 다.

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