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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아침밥 먹기 전(아주 쉬운 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아사메시 마에(あさめし まえ)를「아침밥 먹기 전」이라고 직역해 놓으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메시(めし)는 밥을 가리킨다.아사 메시라는 말,속담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쓰이지만 일상회화에서는 남자들만 쓰는 거친 말이다.보통은 아 사고한(あさごはん)이라고 한다.
요새 날씨가 차츰 쌀쌀해지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죽기보다 싫다고 푸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늦잠을 잤네,속이 안좋으네 하면서월급쟁이들,아침도 거르기 일쑤다.어찌됐든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기까지 그다지 긴 시간이 드는 건 아니 다.그 짧은 동안에 해치울 수 있는 일이라면 아주 쉬운 일,아니면 눈 감고도 해치울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일이어야 한다.그래서 아사메시마에는 우리말의 「식은 죽 먹기」와 같은 뜻이다.식은 죽은 씹을 일도 없으니 힘 안들이고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이와 같은 뜻으로 「누워서 떡먹기」란 말이있다.이 말,일본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일본의 떡(모찌)은 찹쌀을 쪄 떡방아로 찧어 만드는 찰떡이다.아주 쫄깃쫄깃,쫀득쫀득하다.그렇기만 하다면 괜찮겠는데 자르면 엿 가락처럼 길게늘어나기 때문에 먹기 어렵다.도저히 누워서 먹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그래서 한국사람들이 의기양양해 『그런 건 누워서 떡먹기예요』하는 소리를 들으면 일본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왜 일부러 그런 어려운 일을 사서 할까 하고 여기는 것이다.음식문화가 다르면 같은 말도 받아들이는 게 서로 다르다.물론 한국사람중에도『누워서 떡 먹으면 체해요』하며 싫다는 사람도 있다.떡고물이 떨어질 수도 있을 텐데,왜 이런 속담이 생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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