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시대명음반>브람스 실내악 피아노5중주.클라리넷5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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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중 최고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이 두곡의 5중주 사이에는 27년이라는 시간의 격차가 있다.그래서인지 『피아노 5중주』(1864)가 장년의 정열과 거대한 규모를 느끼게하는 작품이라면 『클라리넷 5중주』(1891)에 는 만년의 쓸쓸한 회고와 체념의 정이 담겨있다.
먼저 랑키와 협연한 『피아노 5중주』는 장대한 스케일과 서정성을 동시에 지닌 이 곡의 아름다움을 잘 부각시켰다.밀도높은 정열이라든지 내적인 치밀함에서는 데무스-바릴리 4중주단이나 제르킨-부슈 4중주단과 같은 역사적인 앙상블이 들려 줬던 높은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현대연주의 특징인 객관성이 강조되면서도 음악적 풍요함을 잃지 않고 있어 높이 평가할 만하다.
『클라리넷 5중주』는 매우 뛰어나다.오랫동안 부다페스트 오페라극장의 클라리넷수석으로 지낸 코바치의 연주는 역사적 명인으로알려진 빈의 레오폴트 블라흐나 알프레트 보스코프스키에 비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음색은 부드럽고 풍부하 면서도 쓸쓸한클라리넷의 색조를 너무나 잘 그려내고 있고 음악적 표현력은 심오한 내면세계를 선명하게 전달해준다.〈Hungaroton HCD 11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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