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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엿새간 중동 순방 기름값 잡는 데 일조할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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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14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3일부터 엿새간 중동 순방에 나선다. 건국 60주년 행사(8일)를 치른 이스라엘,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의 ‘맏형’ 역활을 하던 이집트에 간다. 외신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원유 증산 설득이 순방의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임기를 8개월 앞둔 부시로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이다. 미국의 골칫거리인 중동평화와 기름값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부시의 행보에 무덤덤하다. 부시가 올 1월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워싱턴으로 불러 평화협상을 중재하고, 3월 초 딕 체니 부통령을 파견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시는 당시 “임기 전 중동평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재임 3년간 68개국, 128만㎞를 뛰어다녀 역대 국무장관(66명) 중 해외출장을 가장 많이 다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빈 수레 출장’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관건은 역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과 과격 단체 ‘하마스’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의 통 큰 양보 없이 성사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원유 증산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25달러를 돌파했음에도 산유국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산유국들의 하루 생산량은 연초보다 50만 배럴 더 적은 2730만 배럴에 그치고 있다. ‘자원민족주의’ 시대에 사우디 국왕인들 부시의 말을 귀담아듣겠는가.

미국의 외교 전문 잡지 포린 어페어스(5∼6월호)는 최근 “미국 일극(一極) 시대가 끝나고 무극(無極) 시대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다극(多極) 시대’가 아니라 무극 시대라고 보는 게 이채롭다. 하지만 미국의 전성시대가 끝났다는 의견은 상식처럼 굳어가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해 ‘총력 외교’를 펼치는 것일까.



▶지난주
6일 오바마·힐러리, 민주당 노스캐롤라이나·인디애나 프라이머리에서 각각 1승1패
7일 메드베데프, 제3대 러시아 대통령 취임
1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닷새간의 방일 마치고 귀국
 
▶이번주
13일 부시 대통령, 중동 순방 위해 출국(18일까지)
15일 제61회 칸 영화제 개막(26일까지)
16일 유럽·라틴아메리카 60개국 정상회의(페루 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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