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는 연예·음악 사이트…“논술 영향” 분석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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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06면

광우병 촛불집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10대 중·고생의 ‘사회 참여’ 현상은 이번 기사 댓글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10대의 이례적 참여

그간 10대는 시사와 관련된 뉴스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집단으로 분류돼 왔다. 이들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 남짓. 그런데도 연예인이나 스포츠 관련 뉴스와 달리 시사 뉴스에 댓글을 다는 10대는 전체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광우병에 관해선 전혀 다른 면모를 보였다. 광우병 관련 기사에 대한 10대 댓글 비율은 1% 안팎에서 맴돌다 지난달 말을 기해 3%로 올라갔다. 5일 “미 농무부 긴급 회견…‘미국산 쇠고기 안전하다’”는 기사에서는 6.1%까지 치솟았다.

이들은 왜 광우병 기사에 주목하게 됐을까. 답은 연예인 팬클럽 홈페이지와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 집회에서 만난 청소년 8명 중 6명은 “늘 가던 연예·음악 관련 사이트나 카페에 광우병을 경고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한 인기 그룹의 팬 사이트에는 “오빠들이 광우병에 걸려 희생당할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반드시 촛불집회에 참석해 쇠고기 수입을 막자”는 등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중·고생의 주요 통신 수단인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쪽지가 뉴스 확산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차모(14·경남 김해)양은 “반 친구 80% 이상이 ‘광우병 걸리니 급식 먹지 말자’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가게에 가지 마라’는 문자를 이틀에 한 번꼴로 받는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등을 반대하는 댓글도 느는 추세다. 논술·토론 교육이 강화되면서 시사 문제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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