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부활 … 또 ‘묻지마 투자’는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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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중국펀드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 증시의 반등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회복하면서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중국펀드의 4월 한 달간 수익률은 평균 13%를 웃돌았다. 전체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다.

수익률이 올라가자 돈도 들어온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펀드 수탁액은 6915억원 늘었다. 3월 180억원이 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6일 현재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60조1347억원) 가운데 중국펀드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브릭스·친디아·아시아펀드 등까지 합치면 실제 중국 투자 비중은 절반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다 같은 ‘중국’펀드라지만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China H’의 최근(8일 현재) 1개월 수익률은 11%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SH더드림차이나주식’ 펀드의 수익률은 2.2%에 그친다. 삼성증권은 “같은 중국펀드라도 투자 시장별, 업종별로 수익률 차이가 확연하다”며 “펀드 가입 전에 이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시장에 투자하나=중국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돼 중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주 ▶중국 본토 증시 중 외국인이 투자하는 B주 ▶중국 기업 가운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H주 ▶홍콩에 등록된 중국 기업 가운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레드칩 ▶홍콩 증시에 상장된 홍콩 기업 주식 ▶대만 등 범중화권 주식으로 나뉜다. 투자 대상은 이처럼 다양하지만 펀드 이름만 봐서는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구분이 어렵다. A주에 집중 투자하는 ‘PCA차이나드래곤A주식’이나 범중화권 펀드를 의미하는 ‘범’ 또는 ‘그레이트’와 같은 이름이 붙은 펀드를 빼면 거의 대부분 단순히 ‘중국(차이나)’ 펀드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별 투자 비중은 크게 다르다. 3월 말 현재 펀드가 편입한 종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은 H주 비중이 30% 이하이고 홍콩기업주식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반면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H주 비중이 60%를 웃돈다. 이에 따라 최근 3개월 수익률은 전자가 -5.9%, 후자는 0.1%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월 말 바닥을 찍고 상승한 데 반해 H지수는 3월 말부터 반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보호예수(비유통주) 해제로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는 A주보다 H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떤 업종에 투자하나=업종별 투자 비중도 중요 고려 사항이다. A주와 H주는 각각 금융과 에너지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돈다. 따라서 대부분의 중국펀드는 이들 업종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템플턴차이나주식’은 다른 펀드와 달리 소비재(자동차·가전 등) 비중이 20%를 웃돈다.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과 ‘삼성GREAT CHINA주식’ 펀드는 산업재(조선·기계·해운 등) 비중이 20% 안팎이다. 그 결과 템플턴차이나주식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0.8%인 데 비해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과 삼성GREAT CHINA주식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6% 내외를 나타냈다. 어떤 업종에 주로 투자했느냐에 따라 수익률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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