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병원진기록>원자력병원 중성자선 치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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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원자력병원이 84년부터 보유해온「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한 중성자선 암치료기」는 여러면에서 재미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우선 이 기기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중성자치료기다.게다가 기기도입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격과 규모가 국내 최고 ,최대를 자랑한다. 당시 구입가가 6백만달러란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는데도이를 만들어 판 스웨덴의 스칸디트로닉스사는 사이클로트론의 대중화를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보급하다 도산했다.중성자선암치료기의 유지.가동을 위해 들어가는 돈은 전기료 1억2천만원 을 포함해 연 8억여원.의사를 제외하고도 8명의 연구원과 5명의 기능원, 2명의 치료기사가 오로지 이 의료기기를 위해 종사하고 있고 그동안 30여편의 논문도 나왔다.
그러나 경제성만 따지면 낙제생이다.10여년동안 이 기기로 치료받은 환자는 3백50여명에 불과하다.원자력병원을 찾는 연 1천8백명의 암환자중 30~40명을 치료한 셈으로 1년에 벌어들이는 돈은 1억원을 넘지 못한다.다행히 사이클로트 론으로 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이를 판매해 1억여원을 보충함으로써 적자폭을 다소나마 개선하고 있다.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이 기기를운용하는 것은 적용대상환자가 많지 않지만 치료효과가 탁월하고 방사선치료및 안전성,의학용 신핵종개발 ,양성자 가속기술확보등 기초연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치료방사선과 유성열(柳星烈)연구부장의 조사에 따르면 타액선암의 경우 종양소실률과 5년생존율은 55%와 45%.전립선암이나 수술 불가능한 말기 직장암에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중성자선의 발생은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 것.원자에서 플러스(+)전하의 양성자를 뽑아내 8백암페어(A)의 고전류를 가속관에걸어주면 빠른 속도로 원운동을 한다는 것.거의 광속에 가깝게 달리는 양성자는 최종 목표인 베릴륨이라는 금속판 과 부딪쳐 중성자를 발생하게 된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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