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목포시와 신안군 압해도를 잇는 연륙교의 이름을 ‘김대중 대교’로 결정하자 압해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압해도 청년연합회·주민자치위원회·이장단·수산경영인회 등은 ‘김대중 대교 결사반대위원회’를 만들어 6일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리 이름을 원래대로 ‘압해대교’로 쓸 것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위원회는 주민 7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9일 전남도에 제출하기로 했다.
최명갑(38) 청년연합회장은 “대형 공공시설물 명칭에 살아 있는 특정인의 이름을 쓰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명칭 변경 과정에서 다리를 이용할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민의 70% 이상이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데 인터넷으로 여론조사 등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 최용(58) 주민자치위원장은 “김대중 대교라고 이름이 붙으면 압해도가 마치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싫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가 원래 2005년 말까지 완공할 목표로 추진됐으나 2년 반이나 늦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전남도가 다리 명칭을 그간 사용해 왔던 ‘압해대교’로 바꾸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다리 개통식 때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교량은 길이 1.42㎞(접속도로 1.723㎞), 너비 19.5m(4차로)로 2000년 6월 착공됐다. 사업비는 2124억원이 투입됐고, 이달 말 개통할 예정이다.
이해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