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인하] 관련 업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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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가전.자동차 등의 업계는 이번 정부의 특소세 인하 조치가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녹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이미 예고됐던 특소세 인하가 현실화됨으로써 그동안 특소세 인하를 바라며 구매를 미루던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내수 침체를 타개하기에는 이번 조치의 대상과 폭이 작다는 지적도 있다.

◇'가뭄 속 단비' 환영=자동차업계는 이번 조치가 자동차 업계가 일년 중 비수기를 벗어나는 3월에 맞춰 단행되는 데 특히 환영했다. 쌍용차 마케팅담당 문병헌 이사는 "봄을 맞아 새 차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이 이번 인하 조치로 실제 구매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이사는 "이번 조치로 2만대 가량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선 자동차 영업소들은 이날 특소세 인하를 반영한 가격표와 홍보전단지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대우자판 방배영업소 심우영 소장은 "특소세 인하가 발표된 후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고 평소 2~3대에 그쳤던 계약 대수가 2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20%가량 내수가 감소해 고전했던 가전업체도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 수요가 많은 에어컨의 판매 증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가전양판점 등 유통업체들은 해당 제품들에 대해 24일부터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기대엔 못 미친다" 실망감도=모처럼의 호재를 반기면서도 업체들은 이번 특소세 인하의 폭과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데 실망도 하고 있다. 특소세를 내리는 데 따른 가격 인하 효과가 작아 소비자들의 구매 확대로 곧장 이어지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특소세 인하로 가장 많이 팔리는 120만원대 에어컨 제품은 6만원 내외, 300만~400만원대 고급 프로젝션 TV는 10만원가량 값이 싸지는데, 이를 통해 내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20%의 특소세율 인하 폭이 다른 분야(30%)보다 낮은 점에 불만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특소세의 인하폭을 작게 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내수부진을 극복하고 판매를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인하 폭이 턱없이 작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현상.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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