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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와 10년차 닮은 꼴 앤서니 김 ‘골프 왕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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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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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33·미국)를 ‘골프 황제’라고 부르듯 5일(한국시간) 와코비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앤서니 김(23·한국 이름 김하진)을 ‘골프왕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앤서니 김을 우즈에 비교하기엔 기량과 캐리어 면에서 아직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골프계에서 앤서니 김을 우즈의 뒤를 이을 유력한 차세대 스타로 꼽는 걸 보면 앤서니 김에게도 ‘왕족’의 유전자가 엿보이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미국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6일 “앤서니 김이 우즈와 흡사한 게임 운영으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고 소개했다. 그 만큼 두 선수는 닮은 점이 많다.

◇10년차 닮은 꼴=타이거 우즈는 1975년 12월생이다. 앤서니 김은 1985년 6월에 태어났다. 꼭 10년 차다. 공교롭게 두 선수의 프로 입문도 꼭 10년 차이가 난다. 우즈가 PGA투어에 데뷔한 것은 20세이던 1996년. 앤서니 김 역시 스무 살 나던 2006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출생지도 같다. 우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사이프러스에서 태어나 자랐다. 교포 2세인 앤서니 김 역시 로스앤젤레스가 고향. 주니어 시절부터 각종 대회를 싹쓸이한 점도 공통점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언론은 앤서니 김을 ‘제2의 우즈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며 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앤서니 김의 어머니가 “골프를 계속 하려면 타이거를 잡는 사자가 돼라”고 말한 사실을 들며 앤서니 김에게 ‘라이언’이란 별명을 붙였다.

◇차세대 스타=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날 앤서니 김을 ‘차세대 스타’로 지목하며 그의 기량을 극찬했다. “앤서니 김이 3라운드 18번홀(478야드)에서 드라이브샷으로 324야드를 날린 뒤 피칭 웨지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하며 버디를 잡는 모습은 우즈를 보는 듯했다.” 앤서니 김은 6일 발표된 세계 골프랭킹에서도 지난주(37위)보다 21계단이나 뛰어오른 16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앤서니 김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302.4야드. 공교롭게도 우즈의 드라이브 거리와 똑같았다(표 참조). 그린 적중률과 퍼팅에선 앤서니 김이 다소 뒤졌지만 드라이브샷의 정확도는 우즈를 앞섰다.

PGA투어의 중견골퍼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우즈가 최고지만 그의 뒤를 이을 선수는 앤서니 김”이라고 치켜세웠다. 제이슨 본과 히스 슬로컴(이상 미국)도 “마지막 날 플레이는 우즈를 보는 듯했다. 초반부터 롱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가는데 도저히 쫓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달라진 대접=앤서니 김은 8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우승상금 170만 달러가 걸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다. PGA투어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과 함께 앤서니 김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최경주(나이키골프)도 이 대회에 출전, 앤서니 김과 샷 대결을 펼친다. 지난달 무릎 수술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즈는 나오지 않는다.

Xports 박원 해설위원은 “앤서니 김에겐 우즈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이전에는 무모한 선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앤서니 김의 강한 승부욕은 그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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