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날아오는 스커드 미사일 요격할 수 있는 한국형 MD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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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현재 한국 군에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체제가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군 당국은 올해부터 독일에서 중고 패트리엇 미사일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PAC-2 미사일 2개 대대 규모다. 하지만 PAC-2 미사일은 요격률 논란이 계속돼 왔다. PAC-2는 적의 미사일에 근접해 600여 개의 산탄이 터지며 요격하는 산탄형이다. 군 관계자들은 “걸프전 당시 PAC-2가 이라크의 미사일을 맞히고도 산탄형이라 떨어뜨리지 못해 그대로 이스라엘에 도달했던 경우가 있었다는 게 미 정보 당국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심(최전방 방어선에서 후방까지의 거리)이 짧은 한반도에선 명중률이 더욱 중요해진다. 군 당국에 따르면 황해북도 신계의 북한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된 스커드 미사일은 3∼4분 내 서울·수원에 도달한다. 수도권이 휴전선에 인접한 한반도에선 한 번에 못 맞히면 요격 기회가 더 이상은 없다.

군은 그래서 향후 PAC-3를 도입한 한국형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내부 검토 중이다. PAC-3는 목표 미사일에 직접 명중시키는 단탄두형(hit-to-kill)이다. 명중률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형 MD의 또 다른 기반은 이지스급 구축함(KDX-Ⅲ)인 세종대왕함에 장착 가능한 SM-6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400㎞로 발사 직후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의 도입이 현실화되면 지상에선 PAC-3로, 해상에선 SM-6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체계가 구축된다. 물론 이 같은 한국형 MD의 목표는 유사시 한반도에 떨어지는 북한 미사일이다. 사거리 수십㎞의 단거리 요격용인 PAC-3나 고도 100㎞ 이하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SM-6나 모두 하층 방어 체계에 속한다. 대기권을 넘나들며 대륙간탄도탄을 떨어뜨리는 미국식 MD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한국형 MD라 해도 북한의 거센 반발과 중국이 느낄 부담감은 여전히 군사 외적인 변수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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