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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더 많이 찾는 테마파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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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미국이 아닌 곳에 처음 보금자리를 마련한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도쿄디즈니랜드가 올해로 개장 25주년을 맞았다. 놀이기구의 자극성만 따지고 보면 심심할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 우리와 함께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여행했던 디즈니 캐릭터들과 한바탕 다시 꿈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 디즈니랜드로 탐험을 떠나 보자.

1 디즈니 캐릭터들이 도쿄디즈니랜드 개장 25주년을 기념하는 미니 퍼레이드 ‘Anniversary Greeting’에서 인사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캐릭터들의 춤이 깜찍한 퍼레이드


도쿄디즈니랜드가 4월 15일 개장 25주년을 맞았다. 미국 바깥에서는 처음으로 생긴 디즈니랜드인 도쿄디즈니랜드는 2001년 같은 리조트 내에 도쿄디즈니시(sea)가 개장하면서 20만㎡에 달하는 대규모 테마파크로 완성됐다. 7월에 개장하는 도쿄디즈니랜드 호텔을 포함해 리조트 내에 있는 호텔만 일곱 개다.

2 도쿄디즈니랜드 ‘크리터 컨트리’에 있는 ‘스플래시 마운틴’. 더위가 시작되는 요즈음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다 3 도쿄디즈니시의 롤러코스터 ‘레이징 스피리츠’ 4 디즈니시의 수상 쇼 ‘레전드 오브 미시티카’에 등장하는 드래건이 호수 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캐릭터와 이야기의 보고인 디즈니가 아니었다면 이 넓은 공간을 채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키와 미니 마우스가 춤을 추고, 일곱 난쟁이가 뛰어다니고, 아기 코끼리 덤보가 공중을 회전하면 아이들은 놀이기구에 올라타기 전에도 환성을 지르며 광장을 뛰어다닌다. 디즈니만의 색깔은 놀이기구 구성에서도 살아난다. 제트 코스터와 회전목마는 다른 테마파크에도 있지만 디즈니랜드는 여기에 동화와 영화를 덧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명 영화에 원안을 제공하기도 했던 놀이기구 ‘캐리비안의 해적’은 작은 경사와 굴곡을 타고 해적의 동굴을 탐험할 뿐이지만 잭 스패로 선장과 그 동료들을 만날 수 있기에 단순한 스릴과는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도쿄디즈니리조트는 18세에서 40세까지 성인이 관람객 52%를 차지하는 어른들이 사랑하는 테마파크이기도 하다. 바다가 가까운 지형의 장점을 살린 덕분에 다른 테마파크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장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메디테러니언 하버로 시작되는 도쿄디즈니시는 꽃과 과일로 장식된 손수레와 뱃사공이 노래를 부르는 곤돌라가 이국적인 풍광을 만들어내고, 마른 땅보다 많은 호수와 항구가 낯선 정취를 느끼게 하는 테마파크다. 놀이동산을 작게 나누는 경계선을 넘을 때마다 어린 시절 보곤 했던 환상과 마주치게 되는 꿈의 나라. 25주년을 맞아 환하게 빛나고 있는 도쿄디즈니리조트를 탐험했다.

5 도쿄디즈니랜드 ‘아기 곰 푸의 허니헌트’ 6 도쿄디즈니랜드의 야간 퍼레이드 ‘드림라이츠’. 퍼레이드와 쇼는 자주 바뀌기 때문에 미리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게 좋다 7 도쿄디즈니시에서 공연되는 ‘빅 밴드 비트’는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 무대 가까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8 도쿄디즈니시에 들어가면 ‘메디테러니언 하버’에서 투어를 시작하게 된다. 호수 근처 광장에는 놀이기구들의 예상 대기시간을 적어놓은 칠판이 있다


디즈니 캐릭터와 함께하는 무한 상상공간

도쿄디즈니랜드는 서부 개척시대 미국을 모티브로 삼아 『톰 소여의 모험』의 뗏목과 증기선이 오가는 ‘웨스턴 랜드’, 아기 곰 푸가 꿀단지로 집을 짓고 사는 ‘툰타운’, ‘토이 스토리’의 우주비행사 버즈와 함께 광선총을 쏠 수 있는 ‘투머로 랜드’, 귀여운 다람쥐 칩과 데일이 작은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사는 ‘크리터 컨트리’를 비롯해 일곱 개의 테마 랜드로 구성돼 있다.

9 서부 개척시대의 광산 열차를 닮은 ‘빅 선더 마운틴’은 도쿄디즈니랜드 ‘웨스턴 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기구다. 10 1년 동안 계속되는 도쿄디즈니랜드 25주년 기념행사 중 7월에 시작되는 ‘구피의 쿨 패닉’


구역마다 바닥 색깔을 다르게 해 경계를 짓고 있는 도쿄디즈니랜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 중 하나는 완전한 암흑 속을 질주하는 제트코스터 ‘스페이스 마운틴’이다. 급경사는 있지만 360도 회전을 하는 루프는 없어 비교적 무난한 제트코스터에 속하는데도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두워 궤도를 미리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스플래시 마운틴’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놀이기구다.

작은 동물들의 마을 ‘크리터 컨트리’에 있는 ‘스플래시 마운틴’은 통나무배처럼 생긴 기구를 타고 노래 부르는 인형들과 따뜻한 숲 속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와 직각에 가깝게 쏟아져 내리는 급류를 타고 낙하한다. 이 밖에 도쿄디즈니랜드에서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유령의 집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혼티드 맨션’, 푸와 친구들이 사는 405㏊(1000에이커) 숲을 만날 수 있는 ‘아기 곰 푸의 허니 헌트’ 등이다.

놀이기구만 보면 굳이 일본까지 가야 할까 싶어지는 도쿄디즈니랜드의 장점은 화려한 퍼레이드다. 특히 4월에 시작된 25주년 기념 퍼레이드 ‘주버레이션!’은 놀이기구 타기도 바쁜데 퍼레이드는 뭐 하러 보는지 모르겠다고 믿는 관람객의 선입견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캐릭터들이 타고 움직이는 퍼레이드 카 ‘플로트’만 12대에 달하는 ‘주버레이션!’은 160여 명의 출연자가 40분 동안 460m를 행진한다.

하늘 높이 치솟은 탑 위에서 ‘피노키오’의 파란 천사가 선두를 이끄는 ‘주버레이션!’은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디즈니 캐릭터가 셀룰로이드 필름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롭게 춤추고 곡예를 하는 경이의 순간이다. 피터 팬과 후크 선장이 결투를 벌이는 바로 곁에서,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리와 마이크가 손을 흔들고, 릴로와 스티치가 꽃잎 사이에서 춤을 춘다. 이 퍼레이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기다림이 필요하다. 퍼레이드가 시작하기 30분 전 이미 테이크 아웃 런치와 돗자리를 준비한 관람객이 주변 인도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들을 위한 이국적인 테마 공간

도쿄디즈니랜드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면 해양 테마파크인 도쿄디즈니시에 도착한다. 도쿄디즈니랜드가 가족을 위한 공간이라면 도쿄디즈니시는 연인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가 떠오르는 항구를 만나게 되는 도쿄디즈니시는 카리브해와 지중해와 아라비아해를 넘나드는, 이국적이면서 다소 박력이 느껴지기도 하는 테마파크다.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곤돌라를 타고 잠깐 주변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

도쿄디즈니시의 간판 놀이기구는 2006년 9월 오픈한 ‘타워 오브 테러’다. ‘자이로드롭’과 비슷하게 순식간에 고속 수직 낙하 하는 ‘타워 오브 테러’는 타는 방법이 복잡하다. 다른 놀이기구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여기에도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다. 골동품을 수집하던 뉴욕의 거부가 이상한 인형을 지니고 자기 호텔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추락사했다는 괴담이 그것인데, ‘타워 오브 테러’를 타기 전에 엘리베이터 안내원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만 한다.

‘타워 오브 테러’는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때마다 천둥·번개를 동원해 바깥에 있는 관람객에게도 자그마한 재미를 준다. ‘스플래시 마운틴’과 비슷한 ‘스톰 라이더’, 인디애나 존스의 모험을 응용한 ‘인디애나 존스 어드벤처: 크리스털 스컬의 미궁’도 주말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인기 놀이기구다.

도쿄디즈니시는 디즈니랜드에 비해 놀이기구 비중이 적은 대신 보다 성인 취향에 가까운 쇼가 많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빅 밴드 비트’는 도쿄디즈니리조트 마케팅팀이 “이거 하나만 봐도 1일 패스포트 값(성인 5800엔)은 충분히 한다”고 장담하는 자랑거리다. ‘빅 밴드 비트’는 사람과 디즈니 캐릭터들이 어울려 스윙 재즈를 연주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공연. 아직 애니메이션이 흑백이던 시절 술집에서 피아노를 두드리던 미키와 미니의 필름을 오려내 펼쳐놓는 것 같기도 하고,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영화의 한 대목을 재현하는 것 같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특별한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린다.

또 하나의 간판 프로그램은 어두워진 다음에 시작되는 ‘부라빗시모’다. 물의 요정과 불의 요정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쇼로 만든 것으로 넓은 호수 위로 나선형 불길이 타오르고, 철골로 만든 드래건 비슷한 불의 요정이 온몸으로 불꽃을 내뿜고, 배를 타고 다가오는 물의 요정은 여인의 손길처럼 섬세하게 움직이는 물줄기로 감정을 담아낸다. 쇼가 끝난 후에는 포토타임도 제공한다. 10월 1일 ‘태양의 서커스’ 상설 전용극장인 ‘서크 듀 솔레이 시어터’가 디즈니앰버서더 호텔 부근에 개장하면 도쿄디즈니리조트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홈페이지 www.tokyodisneyresort.co.jp
(한국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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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30분~1시간 이내에 도쿄디즈니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고 도쿄 시내에서는 기차를 이용한다. 리조트 내 이동 수단은 모노레일. 미키마우스 모양의 창문이 달린 모노레일은 디즈니오피셜호텔·디즈니랜드·디즈니시 등을 한 번에 잇는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모노레일 패스다. 1회 승차권부터 4일 승차권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이동이 잦지 않다면 1회권을 구입하는 편이 경제적이다. 패스포트 때문이다. 도쿄디즈니리조트는 입장권 없이 무조건 1~4일 패스포트를 구입해야 하는데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를 하루에 모두 이용할 수는 없다. 즉 일단 디즈니랜드에 들어가면 디즈니랜드에서만 놀아야 한다. 그러나 3일째부터는 하루에 두 곳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쇼핑
도쿄디즈니리조트는 아마 전 세계에서 미키 마우스가 가장 많은 장소일 것이다. 미키와 미니에 묻혀 위니 더 푸나 니모 같은 캐릭터를 찾아보기가 힘든 이 리조트에선 캐릭터 상품도 대부분 미키 마우스다. 한 번에 쇼핑을 끝내고 싶다면 리조트 입구에 있는 ‘본 보야주’가 편리하다. 여행가방 모양의 대형 디즈니 숍인 본 보야주에서는 볼펜과 티셔츠, 초콜릿과 쿠키, 액세서리를 비롯한 캐릭터 상품 대부분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자기만의 추억을 새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조그만 가게를 찾는 편이 낫다. 도쿄디즈니랜드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거리 ‘월드 바자’에는 작고 특색 있는 가게가 많다. ‘어드벤처 랜드’에 있는 ‘크리스털 아트’에선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에 이름을 새길 수 있고, 놀이기구 ‘캐리비안의 해적’ 부근을 돌아다니면 해적풍으로 변형된 캐릭터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요즈음 가장 인기가 높은 캐릭터 상품은 25주년을 기념하는 미키와 미니 열쇠에 이니셜을 새기는 것.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므로 아침 일찍 들러야 한다.

호텔
도쿄디즈니리조트 안에는 디즈니가 직영하는 디즈니앰버서더호텔과 디즈니시 호텔미라코스타가 있고, 그 밖에 힐튼과 쉐라톤이 운영하는 도쿄디즈니 오피셜 호텔이 있다. 이 호텔들은 리조트 안을 순환하는 모노레일 역까지 미키 마우스로 장식된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 숙박비가 부담된다면 오리엔탈호텔 도쿄베이나 호텔 에미온 도쿄베이처럼 리조트 접근이 쉬운 도쿄디즈니리조트 파트너 호텔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방이 다소 좁더라도 참을 수만 있다면 7월 8일 개장하는 도쿄디즈니랜드 호텔도 괜찮을 것이다. 이 호텔은 저렴하지는 않지만 침대 아랫부분을 잡아당겨 간이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싱글 베드와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소파 베드가 있어 1실 요금으로 성인 4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피터 팬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백설공주처럼 디즈니 캐릭터를 이용한 캐릭터 룸도 있다.

패스트 패스
끝없이 기다림이 이어지는 도쿄디즈니리조트에서 패스트 패스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패스트 패스는 은행에서 발행하는 번호표와 비슷한 물건. 지정 시간이 적혀 있는 패스트 패스를 뽑고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면 패스트 패스가 없는 관람객보다 짧은 대기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타워 오브 테러’ ‘스페이스 마운틴’ ‘아기 곰 푸의 허니헌트’처럼 인기가 높은 놀이기구에서만 받을 수 있고, 가이드 맵에서 패스트 패스를 발급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세일링 데이 뷔페’ ‘블루 바이유 레스토랑’ 등 식당에서 발급하는 우선석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도쿄=김현정, 사진제공 도쿄디즈니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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