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원가 공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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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파트 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구 경실련은 "아파트 건설과 택지조성 원가의 비공개를 결정한 대구도시개발공사와 토지공사 대구경북지사에 22일 이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의신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경실련은 "정보공개를 하지 않을 경우 이들 두 기관을 상대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지난 2월 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북구 동변동)와 수성그린타운 아파트(수성구 수성1가동)를 지은 도시개발공사(도개공), 동구 동호.신서동 일대 동호택지지구(19만2000평)를 분양한 토지공사에 분양원가 세부 명세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도개공은 지난 19일 "소유권 등기이전 뒤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재산가치 하락 등에 따른 민원이 예상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1935가구인 U대회 선수촌은 작년 말 입주했다.

도개공은 2005년 7월 입주 예정으로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진행중인 수성그린타운은 공인회계사의 검증 후 4월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도개공 김찬수(45)기획팀장은 "U대회 선수촌은 개인등기가 완료돼 도개공의 권한 밖"이라며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토지공사도 '법인의 영업상 비밀을 침해할 경우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 규정을 들어 공개 거부를 통보했다. 토지공사 고객지원부 한상섭(44)씨는 "판매.일반관리비 등 간접비.인건비 등 세부적인 조성원가 명세를 요구해 본사 차원에서 비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997년 8월 착공된 동호지구는 2002년 말 완공돼 이미 아파트.단독주택 등이 들어서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 조광현(44)사무처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아파트 분양가 폭등의 원인을 살펴보고 거뿜을 빼 민간 부문의 지나친 이익 추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업비밀과 민원을 이유로 이를 외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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