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나노‘박테리아 살균’ 세포벽·세포막 손상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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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은 나노 입자의 살균 원리가 규명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기술연구단 상병인(사진) 박사팀은 고려대 생명과학부 구만복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전자를 변형한 발광 박테리아를 이용해 이런 연구 성과를 냈다고 1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 3월호에 실렸다.

발광 박테리아는 은 나노 입자에 의해 세포가 손상을 입는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즉 산화에 의한 손상, DNA 손상, 세포막 손상, 단백질 손상, 성장 저해 등 손상 원인 별로 생체에서 빛이 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발광 박테리아에 극소량의 은 나노 액을 뿌린 뒤 박테리아가 살균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살균 효과는 은 나노가 만들어낸 은 이온과 일종의 활성산소인 초과산화물에서 나왔다. 먼저 은 나노 입자와 은 이온 자체가 박테리아의 세포벽과 세포막에 손상을 일으킨 뒤 세포 속으로 침투해 박테리아를 파괴했다.

이런 살균 과정은 은 나노 입자의 생체 독성 여부를 평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입자의 독성 원인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로 개척 여지가 많다.

은 나노 입자는 살균 메커니즘과 인체 독성 여부의 연구 없이 그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의료기에서부터 장난감·화장품·세탁기 등에 이르기까지 은 나노 입자를 사용하는 제품도 크게 늘고 있다.

상 박사는 “은 나노 입자가 하수로 흘러나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인체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산업계가 무분별하게 은 나노 입자를 사용하고 외부로 방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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