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스트리트저널>헝가리 리히터社 재기 2년만에 흑자전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지난 92년 헝가리의 전직(前職)통상관리인 에릭 보그쉬가 제약회사 리히터 게데온社를 인수한 것은 일생일대의 도박이었다.당시 리히터社는 망하기 일보직전의 덩치 큰 기업에 불과했다.그보다 2년전 리히터사는 민영화를 준비하던 중에 소련 이 붕괴하는바람에 주력시장을 잃고 말았다.
보그쉬에게 다행스러웠던 점은 거대국제기업들이 리히터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이 회사의 순자산은 헝가리의 회계기준에 따를 경우 8억포린트(1천10만달러)로 평가됐으나 표준적인 국제회계기준에 의한 평가액은 5억포린트의 자본잠식상태였기 때문이다.
민영화로 리히터사에는 수백명의 새로운 주주가 생겼지만 회사경영권은 구태의연한 정부의 손에 남겨졌다.
여기서 보그쉬가 전면적인 리스트럭처링을 자임하고 나섰다.
보그쉬는 경영책임을 맡은 후 충격요법을 시행했다.그는 즉각 前공산당 서기를 포함한 3명의 부서장을 해고했다.또 92년 전체 매출액의 20%에 해당하는 2천6백만달러의 악성채무와 노후재고를 장부에서 상각처리했다.
취임 6개월만에 실적이 부진한 제품생산라인과 영업부서를 정리했고,1천5백명을 감원했다.이와함께 7개의 연구소를 2개의 임상연구분야로 축소했다.드디어 지난해 회사경영은 회복세를 보이기시작했다.92년 세전(稅前) 11억3천만포린트의 적자가 지난해에는 43억포린트의 세전순익으로 반전됐다.
리히터사는 부채를 모두 상환하고 1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5개년 투자계획에 착수했다.리히터사는 이제 국제투자자들사이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앞으로 리히터사의 도전목표는 한때 처방약의 15%를 차지했던舊소련시장에서 점유율을 되 찾는 것이다.
이 회사가 최근에 이룩한 혁신적인 성과중 하나는 리히터사의 로고와 판촉물을 내거는 조건으로 약품공급을 보장하고 값도 할인해주는 약국망을 구축한 것이다.
리히터사는 런던과 빈,부다페스트에서 주식발행을 통해 6천8백20만달러를 조달하는등 국제금융시장을 활용하는데도 눈을 돌리고있다.보그쉬는 서방투자자들의 관심에 대해 『기업인수보다는 제품개발과 판매면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휴를 원한다 』고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