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프’ 10년만에 무대 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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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 6월 15일 한전아트센터
2만~9만5000원. 02-501-7888

   고통 없는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일까?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느 정도의 고통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심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고통이 적당한지 그 누가 알까.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상 3관왕, 99년 한국 초연에서 뮤지컬대상 3관왕에 빛나는 ‘더 라이프’가 막을 올린다. 초연 이후 10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이 작품은 80년대 초 뉴욕의 타임스퀘어 거리에서 활동하는 포주와 매춘부들이 벌이는 사랑과 배신,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를 재즈 선율로 담아낸 블랙 코미디다. 80년대 뉴욕 정화 운동으로 섹스 산업의 끝물에 사는 포주와 매춘부 등의 밑바닥 인생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질까.
비현실적인 권력과 재력을 꿈꾸는 플릿우드는 코카인 상습 복용자가 되고, 그의 연인 퀸은 그런 남자친구를 위해 매춘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온다. 순박한 시골처녀 메리를 통해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파렴치한 기

회주의자 조조, 순진한 줄 알았던 메리에게 오히려 농락당하는 플릿우드, 퀸을 꼬드겨 계약을 맺은 매춘사업의 실세 멤피스.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으로 온 이들은 꿈을 향해 달려갈수록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배신과 음모가 가득한 이곳에는 그 누구의 꿈도 이뤄질 수 없을 것 같다.
   희망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이 작품의 매력은 아마도 ‘재즈’ 음악에 있지 않을까 싶다. 가슴 저린 사랑과 행복, 아픔과 환희 모두를 표현하는 데 재즈만큼 적합한 음악이 있을까. 극 중에서 오버스럽지만 밉지 않은 감초 역할을 담당할 ‘치치’ 역에 캐스팅된 김수연은 실력파 그룹 ‘버블시스터즈’의 보컬이면서 재즈계의 대모 윤희정의 딸이다.
   재즈 뮤지컬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해줄 이번 공연에는 10년 전 맡았던 역할 ‘소냐’로 돌아온 전수경과 탤런트 겸 뮤지컬 배우 유준상을 비롯해 김영주·박상우·소냐·고명석·이필승·이희정·전혜선·이삭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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