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4년여만에 내달"춘천마라톤"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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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黃永祚.26.코오롱)가 4년7개월여만에 국내무대에서 다시 달린다.
오는 10월29일 추색(秋色)이 짙은 춘천 의암호반에서 벌어지는 95조선일보마라톤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오랜만에 국내팬들앞에서 「영광의 레이스」를 펼치게 된 것.
黃은 지난 91년3월 동아마라톤대회(잠실~성남) 이후 국내무대엔 한번도 나선 적이 없다.
이듬해 92년2월 일본 벳푸마라톤에서 2시간8분47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황영조는 그해 8월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우승했다.그후 지난해 4월엔 보스턴마라톤에 출전,2시간8분9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10월엔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91년 이후 외국무대에서만 네차례의 풀코스를 달린 것이다.
황영조가 국내마라톤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 대회가 내년 애틀랜타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풍치좋은 전원코스에서 쟁쟁한 외국선수들과 경쟁을 펼치며 호기록을세움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하고 러닝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삼겠다는 복안이다.
황영조는 그동안 여러 풍문에 시달려왔다.『배가 부르니 마라톤은 끝난 게 아니냐』『부상으로 은퇴는 시간만 남은 게 아니냐』등등. 사실 황금방석에 올라앉기는 했다.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 이후 소속사인 코오롱과 각계로부터 받은 성금과 격려금은 이자에이자가 붙어 지금은 금융자산만 10억원은 훨씬 웃돈다는게 주변의 귀띔이다.
황영조의 직함은 현재 코오롱이사다.따라서 보너스를 제외한 순월급만도 3백만원 가까이 되는데다 이와는 별도로 30만원 정도의 차량유지비를 지급받고 있다.이 모두가 고스란히 은행에 적립되고 있다.
그러나 정봉수(鄭奉守)감독이 전하는 황영조의 최근 훈련자세는「배고플 때」와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黃은 지난 여름 실시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와 미국 애틀랜타전지훈련에서는 혹독한 체력훈련을 완벽히 소화해냈을 정도다.
黃은 조만간 춘천 현지로 무대를 옮겨 하루 30㎞씩 도로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黃의 몸상태는 상당히 좋다.따라서 鄭감독은 『이번 춘천코스에서 한국마라톤사상 최초의 2시간7분대 진입도 가능하다』며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비슷한 상대가 중반까지 페이스를 끌어주고 중반 이후부터는 체력이 좋은 黃이 강한 스퍼트를 할 경우 한국마라톤의 숙원인 8분벽 돌파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럴 경우 黃은 세번 연속 한국최고기록 경신은 물론대회출전비와 우승상금을 포함,1억원 이상의 목돈도 벌 수 있게된다. 黃의 꿈은 내년 애틀랜타올림픽이후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귀국후 대학강단에 서는 것.지금도 틈틈이 숙소(강남구대치동) 근처의 외국어학원에 나가고 있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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