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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서 봄밤‘가면 무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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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다음달 초 서울시청 앞 광장에 LED 불빛이 하늘을 덮고, 영상쇼가 펼쳐지는 수막(워터커튼) 분수로 담을 싼 초대형 ‘춤판’이 생긴다. 이 춤판에선 일반 시민들이 탈을 쓰고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은 5월 4~11일 여드레간 하이서울 페스티벌 봄 축제를 연다고 27일 발표했다. 봄 축제는 ‘궁(宮)’을 주제로 했다. 서울광장에 설치되는 디지털 궁인 ‘오월의 궁’, 그리고 경복궁·경희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서울의 5대 전통 궁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올해로 서울시가 6년째 주최하고 있다.

◇서울광장에 매일 밤 무도회=압권은 축제 기간 중 매일 오후 8∼10시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팔색무도회’라는 행사다. 전통 국악을 비롯, 록밴드·라틴댄스·스윙·힙합 등의 흥겨운 음악에 맞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춤을 추는 무도회장을 만드는 것이다. 높이 10m의 수막 분수가 광장을 둘러싸고, LED와 프로젝터 조명이 분위기를 달구게 된다. 춤을 잘 못 추는 시민들에겐 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춤을 지도한다. 그래도 서울 한복판에서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추기는 어려운 법. 그래서 서울문화재단은 ‘서울탈’을 제작해 하루 2000개씩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이 탈은 봉산탈춤 이수자이며, 탈 연구가인 송인현(극단 민들레 대표)씨가 제작했다. 두꺼운 종이 재질로 만들어 시민들이 취향에 따라 탈을 자르거나 색칠할 수 있게 했다. 수요가 넘칠 경우 탈 하나의 제작 단가가 2000원에 이르는 만큼 유료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드레스 코드’를 ‘분홍’으로 정했다. 분홍색이 들어간 의상이나 모자를 유도해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봄 축제 기획은 ‘빡빡머리’ 무용가 안은미씨가 주도했다. 지난해 11월 안씨가 봄 축제 예술총감독으로 임명되면서부터 파격은 예견됐다. 그녀는 무용·연극·영화 등의 분야에서 파격적이며 대중적 감성이 실린 춤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장으로 변신하는 궁궐=경희궁 숭정전에서는 매일 밤 뮤지컬 ‘명성황후’를 유료로 공연한다. 이 뮤지컬에서는 결혼식과 전투 장면이 객석에서 벌어진다. 관객이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 숨쉬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창덕궁 숙장문 앞에서는 5∼6일 ‘천년만세’라는 주제로 전통 예술인 정악과 민속악의 명인들이 공연을 펼친다. 덕수궁 석조전 일대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퓨전 콘서트’가 선보인다.

청계천에서도 축제 기간에 ‘청계자유락’이라는 주제로 전통 예술부터 실험 예술까지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각종 전시와 공연을 선보인다. 봄 축제에는 서울문화재단 자체 예산 25억원과 기업 협찬금 10억 등 모두 35억원이 들어간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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