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23일 아프리카 독재 정권에 무기를 팔아온 중국 정부의 ‘에너지 외교’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전격 채택했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티베트 사태에 이은 또 한 차례의 중·유럽 외교 갈등이 예상된다.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국이 자원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독재 정부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결의안을 618 대 16으로 통과시켰다. 중국의 티베트(시짱·西藏) 시위 진압을 이유로 9일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중국을 비판한 결의안이다. 결의안은 “중국이 폭정을 일삼는 아프리카의 독재 국가들을 지원하고 투자함으로써 이들 국가가 계속 인권 남용을 하도록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회는 또 “중국이 유엔의 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무시하고 수단·짐바브웨·라이베리아·콩고 등에 무기를 수출해 왔다”면서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 이후 취해 온 대중국 무기 금수 조치를 유지하자”고 회원국들에 촉구했다. 이어 “인권 탄압을 이유로 EU가 나서서 2002년부터 짐바브웨에 무기 수출을 금지했는데도 최근 중국이 이곳에 무기를 수출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