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취업전선 비상-필기폐지로 수험준비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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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졸 또는 대학 4학년생등 취업 예비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최근 30대 대기업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필기시험을없애고 새로운 채용방식을 채택,취업시험 풍토에 큰 변혁이 일고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필기시험 방식에따라 공부해온 취업희망자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며 울상인 가운데 대학마다 새로운 취업시험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관계기사 27面〉 대기업들이 필기시험 대신 외국어와 면접을중시함에 따라 외국어 학원이 크게 호황을 누리고 있고,웅변학원엔 면접대비 말하기 훈련을 위해 찾는 학생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반응=취업을 앞두고 올해 초부터 경영학.경제학.영어.상식 위주의 입사시험 준비를 해온 서울 H대 사범대 裵모(25)씨는 입사시험만 생각하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裵군은 그동안의 공부가 「헛고생」이 된데다 필기시험 대신 교내 활동경력.적성검사.면접등 객관화가 어려운 시험으로 당락(當落)이 결정된다면 명문대생이나 상경.법정계열의 소위 인기학과 전공자들에게 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 이다.취업재수생에다 학점도 신통찮은 서울 K대를 지난해 졸업한 趙모(27)씨는 『입사시험 폐지 발표 이후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대부분의 친구들이 어떤 공부를 해야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대책=이화여대는 올 여름방학부터 5개월에서 1년6개월 과정의 경영사무.컴퓨터.영어강좌를 개설하고 수료자에게 취업능력을 학교에서 보증하는 인증서를 발급하는 이화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서강대.경희대.홍익대등도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초빙,면접 및 취업정보 특강과 학교주최 토익.토플등 모의 영어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또 학생들의 자치기구인 광운대.건국대의 졸업준비위원회는 면접 요령에 관한 50분짜리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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