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우선’ 광화문 광장 오늘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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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광화문 세종로가 자동차 위주의 도로에서 사람이 우선하는 광장으로 바뀐다. 세종로는 조선 왕조의 상징인 경복궁과 광화문의 남쪽에서 왕복 16차로로 곧게 뻗어 그동안 대한민국의 상징 가로이자 서울의 심장부로 불려왔다. 서울시는 내년 6월 말까지 세종로의 차로를 10차로로 줄이고, 그 자리에 시민들이 편하게 걷거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광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3일 광화문 앞 거리 한복판에 길이 740m, 폭 34m의 ‘광화문 광장’을 만드는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광화문 광장은 당초 올 2월 착공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교통 규제 심의가 22일에야 처리되면서 착공이 늦춰졌다.

당초 경찰은 교통 불편과 불법 시위를 우려해 광화문 광장 조성을 위한 교통 규제 심의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광장 주변에 미국대사관과 정부 종합청사가 위치해 자칫 광장이 상설 시위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이 불법 시위 공간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서울시의 방침을 경찰 측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덕수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문화재청이 예정대로 내년 6월 복원된 광화문을 선보이면 이 일대는 보행자 중심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2일부터 교통 통제=서울시는 차량 통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구역부터 공사를 벌인 뒤 다음달 2일부터 세종로의 차로를 부분 통제할 계획이다. 6월 1일부터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차량의 U턴이 금지되고, 주변 도로의 교통 흐름도 크게 바뀐다. 공사가 본격화되는 10월부터는 왕복 10차로로 완전히 줄인다. 대신 세종로 주변 거리에서 U턴이나 좌회전을 새로 만들고, 우회도로를 넓힐 계획이다.

◇이순신 동상에 광장=서울시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차로 분리대를 좌우로 3개 차로씩 넓혀 1만9084㎡ 규모의 광장으로 만든다. 사업비는 총 415억원이다.

광장에는 조선시대 육조 거리와 월대(月臺·궁전이나 누각 따위 앞에 세워 놓은 섬돌)의 흔적을 살리고, 해태상을 옛 위치에 복원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는 임진왜란 해전을 상징하는 바닥 분수가 꾸며진다. 시민들이 걸어서 광장을 찾기 쉽도록 광화문·세종문화회관·정보통신부 앞과 세종로 사거리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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