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남해 부동산 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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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영남지역 남해안 부동산 시장이 벌써부터 거가대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거가대교는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다리로 2004년 12월 착공돼 2010년 개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현재 3시간 40분 걸리는 부산과 거제도 간 통행시간이 불과 40분으로 단축된다. 거가대교 효과로 총 30선석의 컨테이너항으로 개장하게 될 부산 신항의 물동량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거제도, 부산지역의 관광인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사람이 모여들면 인근 부동산의 가치는 오르게 마련이다.

거가대교는 총 길이 8.2km. 침매터널(3.7km)과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사장교 2개(1.6km), 접속교(1.9km), 터널 2개 등으로 구성된다. 가덕도에서 중죽도를 잇는 해저터널 구간은 높이 9.75m, 왕복 4차로의 너비 26.5m, 길이 180m짜리 콘크리트 터널 구조물 18개를 이어서 건설된다.

대우건설은 국내외 각종 건설 관련 신기록을 세우며 거가대교를 만들고 있다. 이곳 해저터널은 지상에서 미리 만든 함체를 현장으로 옮겨 묻는 침매터널(Immersed Tunnel) 방식으로 건설된다. 국내 최초의 도전이다. 세계적으로 침매터널 시공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일본·덴마크·네덜란드 정도. 하지만 이번 거가대교의 경우 전세계 건설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현장의 규모가 크고 첨단 시공기술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침매터널구간에 사용되는 침매함체의 규모가 세계 최대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함체의 길이가 180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외국에서는 140m가 대부분이고 일본은 100m를 주로 쓴다. 무게만 4만5000여톤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바다에 띄워서 이동하고, 해저에 가라앉혀 연결하면서 터널을 이어가는 공사를 대우건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파도가 높고 수심이 깊은 지역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난공사로 평가받고 있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콘크리트 도로터널 방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48m의 바다 밑까지 내려가는 신기록을 세웠다.

거가대교 인근 부동산시장은 벌써부터 거가대교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부산쪽에서 거가대교가 시작되는 부산 가덕도의 경우 부산 신항 개발의 배후지로 부각되면서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가덕도 내 토지의 경우 비싼 곳은 3.3㎡ 당 300만원을 호가한다. 최근 1년 간 호가가 2배 이상 오른 곳도 많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거제도의 경우 거가대교 연결지역인 장목면 일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벌써 전체 토지의 3분의2 가량이 외지인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지만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부산 가덕도 인근의 경우 부산신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또 거제도는 우리나라 제일의 조선해양기업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곳인 데다 거제시에서 관광레저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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