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매각 주간사 국내 IB에 우선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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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앞으로 정부가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팔 때는 국내 투자은행(IB)이 매각 주간사로 우선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외국계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는 국내 투자은행을 살리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1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외국계 투자은행이 주간 업무를 독점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국내 IB의 대형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 지분을 팔 때는 국내 증권사가 업무를 맡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의 단독 주간사가 어렵다면 국내외 업체를 한 곳씩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올 최대 M&A 중 하나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간사는 골드먼삭스로 결정됐다. 정부가 이런 방침을 밝힌 것은 이처럼 외국계 IB의 국내 M&A 주간 업무 독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병기 사장은 “과거 실적만 따진다면 외환위기의 특수상황에서 주간 업무를 많이 담당했던 외국계 IB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증권사의 M&A 능력도 크게 향상된 만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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